“기쁨의 눈물을 아시나요”

박충환 | 기사입력 2009/04/27 [00:00]

“기쁨의 눈물을 아시나요”

박충환 | 입력 : 2009/04/27 [00:00]
▲ 박충환 
아침부터 비가내리기 시작한다. 겨우내 가뭄으로 전국의 가슴이 모두 메말라 있는 것처럼 삭막했는데…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은 빗물의 친구 되어 땅위에 뒹군다. 오늘은 장애인의 날! 우리 딸들과 봉사를 가는 날이라 마음은 설레고 힘이 난다.

여기저기 가판대에는 장애인의 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서로서로 소중한 이웃이 되어 사랑을 나누자는 표어들. 얼마나 아름다운 글귀며 따뜻한 말인가? 그러나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글들은 어떠한가? 최고의 권좌에서 모든 권력을 누리던 최고의 통치자가 600만불 뇌물의 사나이가 되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매일 매일 변명하느라 홈페이지에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글 올리느라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제는 애원하는 애절하고 비참함 까지 보이는 글을 또 올린 것을 보았다.

모두가 욕심이 덧없는 것을 인간이기에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러나 이런 세속의 부정한 욕심내지 않고, 맑고 깨끗하고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딸들과 함께 장애인복지관으로 갔다. 벌써 자리를 꽉 메우고 있는 장애인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가족들. 강당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사랑이 있고, 거기엔 소중한 이웃이 있고 소박한 꿈이 있었다.

몇일을 부대표가 딸들과 연습한 노래와 태국의 전통 춤이 이어지고 필립핀의 딸들이 팝송을 당당하게 영어로 부르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되었다.

몇 년째 사랑으로 함께 봉사하는 임순례 원장은 오늘도 우리 딸들에게 가야금으로 아리랑을 가르치고 예쁜 한복 옷을 입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심어 준다. 배는 만삭을 하고 장윤정의 ‘어머나’를 신나게 부르는 필립핀의 딸, 그리고 모두를 언제나 열광 시키는 중국의 딸은 두곡을 열창하고 우리는 모두가 하나 되어 무대로 올라가 ‘만남’을 목이 터져라 열창을 하였다. 언어장애도 장애인데 우리 딸들이 노래시간에 열심히 배우더니 오늘은 봉사를 하겠다고 엄마와 나선 것이다.

비가 오는데 노래방기기를 싣고 가야한다고 아침 일찍 노은에서나온 중국 왕희정의남편, 언제나 직원처럼 뒷일을 보아주는 산척베트남의 영자남편 모두가 나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고마운 사람들이다. 벌써400여명의 딸들 그리고 남편들 또 손자손녀가 200여명이 되니 나는 정말 복이 많은 할머니이다. 어느 날은 힘이 들어 주저앉기도 했지만 오늘은 우리 딸들의 합창소리에 기쁨의 눈물로 가슴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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