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 대를 넘기며

김진원 | 기사입력 2014/06/05 [16:12]

육십 대를 넘기며

김진원 | 입력 : 2014/06/05 [16:12]
▲ 김진원 대원고 교사     ©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숙명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삶을 뒤돌아보며 생각해보니 과연 제 일생동안 얼마나 남과 사회와 나라를 위해 기여 했는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안일과 이익을 추구해 왔는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산야에 이름도 없이 피고 지는 야생화들의 평범한 모습에서 제 자신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누려오지 않나하는 자문을 해보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들을 합니다. 태어난 해가 육십년 만에 돌아온다는 육십갑자라고들 하나요?

이제는 되돌아 생각해보고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나눔 활동도 해야 되겠고, 재능기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지금은 현직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지만 퇴직을 일 년 여 남겨 놓고 여러 생각으로 골몰해 봅니다. 퇴직한 뒤에 야간학교에서 글 모르는 노인분들에게 한글도 가르쳐 드리고 싶고, 아이들 공부방 같은 곳에서 영어나 한자 지도를 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잘은 못하지만, 그림이나 서예지도를 해보면 어떨까도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즈음 ‘내 나이가 어때서’란 노래가사가 뜨고 있습니다. 나이와는 상관없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왕성한 활동력을 의미하는 말이겠지요?

모든 일을 추진하고 계획하는 과정에서 나이를 탓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사랑도 할 수 있고, 건강한 몸 건전한 정신을 겸비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육십, 제 2의 인생이라고들 합니다. 집안에서 시시콜콜 살림살이 참견하고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만 해대는 무능한 가장노릇은 안 할 것입니다.

열심히 살아가십시다. 남은 우리네 인생 값지고 보람 있게 살아갑시다. 어느 날 떨어지는 낙엽처럼 덧없는 나의 인생에 무의미하고 무의미하게 보내온 지루하고 처절한 인생항로에, 멋없고 참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이런 비애에 찬 노래 가사에 사로 잡혀서 살아온 인생에 대한 후회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자책하는 어리석은 사람도 있을까요?

뜨거운 열기와, 바짝 바짝 타들어가는 대지에 목마름을 갈구하듯 풍족한 해갈을 할 수 있는 단비가 그립습니다. 봄에 부지런함을 더하여 씨 뿌리고 거름 주고 애를 써왔지만 정작 필요한 물이 부족하여 작물은 속절없이 타들어가고 이를 바라보는 농부의 가슴은 숯 검댕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속절없이 화살처럼 빠르게 흐르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흐르는 세월만 탓하고 있겠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 값있게 살아가야겠습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나날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 되지만, 그것을 어떻게 보내고 유용하게 쓰는 것은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기울기가 항상 23.5도로 기울어져 있고, 항상 자전과 공전을 같이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할 진데 어쩌면 매일 같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네 인생살이도 계속되는 반복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한 여름의 더위같이 건조하고 무덥기만 합니다. 세월의 무상함과 관 없이 앞산의 늘 푸름은 변화 없이 늘 싱싱한 기운으로 우리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심한 세월을 탓하지 마십시오. 요즘 육십 대를 넘어서면서 깊은 상념과 많은 생각으로 가슴이 무겁습니다. 이제 제게 주어진 남은 시간은 보다 유익하고 보람되며 값지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린애처럼 순수한 마음을 갖고 싶고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를 보고 가슴이 뛰는 내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달음으로서 어린 후손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어진 세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하늘 높이 날아올라 세상을 멀리, 넓게 내려 보는 독수리의 혜안을 가지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선각자로서 인생의 선경험자로 남아 지역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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