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식, 아직도 멀었다

이대훈 | 기사입력 2014/08/07 [14:56]

안전의식, 아직도 멀었다

이대훈 | 입력 : 2014/08/07 [14:56]
▲ 이대훈 한국교통대학교 명예교수     ©
세월호 침몰 참사 사건이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는 입만 열면 안전, 안전하고 부르짖었는데 삶의 현장에서 본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달 부산에서 부관(부산-시모노세키) 페리를 타고 일본을 갈 일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배 타기가 꺼림칙했지만 부관 페리호는 국제여객선이고 최근 사고가 났다는 소식도 들은 바 없어 배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배에 올라타 선내를 한 바퀴 돌면서 느낀 점은 이런 여객선은 일단 침몰을 하면 살아나가기가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좁은 선내 복도, 각종 자판기가 들어 찬 로비, 특히 2등 선실은 비좁은 공간에 2층 침대로 되어 있어 탈출하기가 너무 힘들게 되어 있었다. 배가 출발하기 전 비상구 안내와 구명동의 착용에 대한 안내교육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한 간접교육이 전부였고, 그나마 2등 선실에는 텔레비전도 볼 수가 없어 재난 대비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구명동의도 그 숫자가 부족해 여덟 명이 있는 2등 실에 구명동의가 여섯 개 밖에 없었다.

밤 9시경 배가 부산 항구를 떠나 10시가 넘자 승무원들은 로비의 안내석에서 모두 철수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배 안은 손님들만 왔다 갔다 했다. 그런 밤에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안내를 해 주는 방송이 없으니 만에 하나 불의의 사고 시에 초기대처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항공기의 경우 아무리 야간이라도 승무원들이 가끔씩 실내를 순회하며 이상유무를 살피곤 했는데 이 배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선장과 선원들이 근무하는 브릿지에서 선박의 실내를 모두 모니터링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야간에 비상 대기하는 승무원들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승객들은 조금만 큰소리가 나도 불안한 마음에 귀를 쫑긋 세우는데 이렇듯 안전교육을 하지 않고 구명동의 숫자도 적은 배를 그냥 운행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객선이 침몰해서 300여 명의 고귀한 목숨들이 사라진 국가적인 재난을 당하고도 이렇게 안일한 자세로 선박을 운항하는 것을 보니 우리들의 안전의식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박이나 열차, 버스 등을 운행하는 운전자와 회사관계자 들에겐 철저한 안전교육이 실시되어야 함은 물론 안전 및 구명 장비 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 검사해서 불의의 사고에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열차에는 안전벨트가 없는데 열차 안에도 안전벨트를 갖춰 사고 시 승객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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