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석
오탁번 (1943 ~) 벌초를 해서 깎은 머리가 된 추석무렵의 무덤들이 띠앗 좋은 오누이처럼 왕겨빛 가을 햇볕 아래 도란도란 다정하다 -중략- 혈이 딱 맺은 명당에 묻혀 자손들 출세하기만 빌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촉루가 된 세월 잊어버리고 이승의 가마솥에서 피어나는 송편 찌는 솔잎 냄새에 입맛을 쩝쩝 다신다 정말로는 자시지도 못하면서 뭘 그러시냐고 잠자리와 방아깨비들이 날아와서 버릇없는 돌쟁이 손자처럼 자꾸 간지럼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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