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대한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규홍 대표이사 | 기사입력 2014/12/11 [11:07]

예산에 대한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규홍 대표이사 | 입력 : 2014/12/11 [11:07]
▲ 이규홍 대표이사     ©
충청북도 도의원들의 재량사업비를 없애기로 결론 내렸지만 한동안 도의원들 사이에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격론을 벌이던 뜨거운 감자였다. 이시종 지사까지 나서서 이를 중재하려 했지만 쉽지만은 않은 문제였다. 재량사업비란 도의원 자신의 지역을 위해 꼭 필요한 숙원사업을 하라고 내어준 돈이다. 그런데 이것이 선심성 예산으로 변모하고 도의원 자신의 차기선거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큰 예산이기 때문에 없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재량사업비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의원들의 생각을 빌어보면 분명 이들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방화시대가 펼쳐지면서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예산으로 변모, 선거로 뽑혀진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 사이에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주어야 하는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자신의 차기 당선을 위해 주민요구를 외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선심성이던 아니던 예산을 편성하는데 형평성을 잃은 우려가 있다.

도지사의 시책추진보전금 역시 잘못 쓰여진다면 선거용으로 활용될 소지가 큰 것이다. 시책추진보전금이란 광역자치단체가 기초자치단체 간의 재정력 격차 해소를 위해 재원을 일정한 비율로 배분하는 재정보전금을 말하는 것인데 이 역시 광역단체장이 마음을 비우고 얼마나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시책추진보전금의 가치가 반영되는 것이다.

경기도 남경필 지사는 시책추진보전금 가운데 400억 원을 지역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사업에 집중투자하여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에 기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지역의 사업을 시군으로부터 공모를 받아 지역발전 현안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사업에 우선 지원하는 방침으로 최대 100억 원 규모의 시책추진보전금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발전 현안사업의 경우 재정이 취약한 시군에 가점을 부여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시장, 군수의 신청서를 받아 내부검토를 거쳐 재정보전금을 지원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신청서 대신 사업계획서를 받아 내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정하여 산발적 투자가 아닌 집중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투명성 있는 시책추진보전금으로 혁신돼야 한다.

도의원 여론조사에서 나타는 바와 같이 재량사업비를 없애는데 반대하는 의원이 17명, 찬성 의원은 12명, 유보 1명, 전화를 받지 않는 의원 1명으로 되어있다. 그러면 재량사업비에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선심성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을 알면서도 왜 재량사업비를 없애는 것에 반대하는 것일까. 그것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선거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재량사업비 마저 폐지되면 지역구 예산을 따내려 의원들 간 혈투가 벌어질 것이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항변한다. 그것은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서는 예산을 따야 하고 예산을 따려면 예산에 대한 입김이 가장 센 집행부 수장인 광역단체장한테 잘 보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되면 도의원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광역단체장의 독선을 막을 방법도 없게 된다.

그러면 의회의 순기능을 살리고 지역예산도 균형 있게 배분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것은 내외부를 망라한 예산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진정 형평성에 맞춘 예산을 배분하면 된다. 물론 심의위원 선정에도 치우치지 않는 정직한 인물이 선정돼야 한다. 당면한 문제의 해법을 푸는 길은 재량사업비에 대한 논란보다는 전체 예산이 어떻게 하면 적법하고 균형 있게 쓰여 질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광역단체장 역시 자신이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 비전과 전략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심의위원회에에 제출, 심리를 받는 형태를 취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지방화시대가 되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선거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은 주민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예산을 많이 가져오고 하나의 치적이라도 더 쌓으려고 하는 선출직 사람들에 의해 때로는 적법하지 못한 문제점들을 낳고 있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주민들의 참여가 그 답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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