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온도계
박상옥 | 입력 : 2014/12/19 [10:09]
이상한 온도계 이어령(1934~) 이상한 온도계가 있다. 바람은 자꾸 추워지고 길은 얼음으로 위태로운 한겨울에도 자꾸만 높은 눈금으로 올라가는 온도계가 있다 한 번도 신문에 나지 않은 저 4백만 명의 따뜻한 심장이 뛰고 있기에 한겨울 차가운 거리에서도 자꾸 높이 올라가는 희망의 온도계가 있다
전국 대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을 두고 쓴 시다. 모금 목표액의 1%를 채울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는 것이 온도계의 원리이고 보니, 당연히 목표액이 채워지면 100도가 된다. 사랑의 온도탑은 외환위기를 겪어내던 2000년 12월에 등장했다. 사랑의 관심을 눈금으로 보여주는 모금 온도계인 사랑의 온도탑이 15년간 진화해 왔다. 한 때 설치비 착복비리와 성금 유용비리에 연류 되어 ‘부패 비리의 온도탑’이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지만 사랑의 온도탑은 올 해도 세워졌다. 고단한 현실의 무게를 견디는 이들을 위한 성금은, 부패한 사랑이란 자멸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주고 해마다 세워져 왔다. 온도계 목표 모금액이 수십억이니 빨간 기둥을 키우는 억!억! 소리가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라고 쓰인 그 곁에 다다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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