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박상옥 | 기사입력 2016/02/04 [10:55]

영수증

박상옥 | 입력 : 2016/02/04 [10:55]
영수증

                                    민선애 
 
스슥스슥 사삭사삭
공원바닥 위를 뒹글며
온 몸으로 웃어대는 시간의 영수증들
 
나뭇잎이 낙엽으로 변하는 시간
 
시간 기억 모두
비싼 가격으로 기록하는가
마흔의 눈물로 도장을 찍는가
 
아니 현실을 보듬어
다시 꿈을 부가소득세액으로 적는다
 
거울 속에 보이는 시간의 영수증
나뭇잎에 보이는 주름
 
*민선애: 음성출생. 월간 <문학세계> 시부분 등단
            현) 뉘들문학. 충주문협. 차차동인전 회원.


▲ 박상옥 <시인>     ©
‘공원바닥 위를 뒹그는 낙엽’을 ‘온몸으로 웃어대는 시간의 영수증들’이라고 보는 시심(詩心)이 한껏 긍정이다. 나무에 붙어살던 ‘나뭇잎’의 시간을 지나서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의 시간이 웃는단다. 그러니 거울 속에 보이는 시인의 얼굴이 나뭇잎에 보이는 주름을 닮았음은 당연하겠다. 온몸으로 웃어대는 시간의 영수증을 닮았으니, 아마도 웃어서 생긴 고운 주름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나뭇잎이 겪었을 비와 바람, 주름의 흔적이 ‘비싼 가격으로 기록하는, 마흔의 눈물로 도장을 찍어’ 생겼을지라도. ‘부가소득세액으로 적어’ 돌려받을 꿈이 있으니, 낙엽 닮은 영수증은 반드시 챙겨야겠다. 그리하여 겨우내 얼어붙은 산천도 품었던 낙엽을 거름 삼겠지. 봄이 오면 새 잎의 가지를 낼 꿈을 마음껏 펼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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