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박상옥 | 기사입력 2016/02/23 [12:29]

봄꽃

박상옥 | 입력 : 2016/02/23 [12:29]
봄꽃

                안병찬
 
이불속 깊은 꿈에서
이별에 떨던 가슴
 
그 꿈에서 깨어나
울다 버린 손수건인가.
 
아직 잔설은
바람난 여인의
벗어 던진 속옷인데
 
떠난 그의 체온 같은
아직도 추운 자리
봄꽃이 핀다.
 
언덕 밑에 제 모습
드러내고 이를 가는
작은 꽃, 저편에
 
아지랑이
봄꽃이 핀다.


*안병찬: 詩文學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충주지부장 역임. 한국자유시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펜클럽. 내륙문학. 중원문학회원. 충주시문화상(예술). 국민훈장목련장(1993.10). 충북도문화상(2001).현대문학100주년 기념탑 옆 시비공원에 시비(2010.10.23.). 저서 「싸리꽃(1977)」 「그믐달 한 조각을(1984)」 「나의고백(1990)」「산딸기 익는 고향(1995)」 「구국새 우는 산촌(2012)」
 

▲ 박상옥 <시인>     ©
한겨울 설산은 하늘잔치를 펼치는 백색휘장이다. 3월초 잔설은 여기저기 아기기저귀다. 3월말 잔설이면, ‘바람난 여인이 벗어 던진 속옷’ 쯤 되려나. 4월이면 또 ‘이불속 깊은 꿈에서 이별에 떨던 가슴 / 그 꿈에서 깨어나 울다 버린 손수건’ 쯤 되려나. ‘이를 가는 작은 꽃’이라면, 잔설이 녹아 피운 샛노란 복수초가 분명할 텐데. 먼 산 바라보다 문득 어지럽다. 아! 충주에 아지랑이, 쌓이고 얼었던 마음에도 봄 꽃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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