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등

박상옥 | 기사입력 2016/03/21 [10:12]

색등

박상옥 | 입력 : 2016/03/21 [10:12]
색등

                         안애정(문향회원)
 
우물보다 더 깊은 가슴에 그대 묻고
연화봉 아래 구인사에 갔습니다
 
일주문 올라가는 길
냇바람이 색등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심란하여 구인사에 갔는데
내 마음 아랫바람이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부는 바람
색등 따라 나도 흔들렸습니다
 
시계바늘처럼 어긋난 인연이었지만
그대 다시 환한 세상의 꽃으로 피어나기를
구인사에 붉은 색등 하나 밝혔습니다.
 
▲ 박상옥 <시인>     ©
이승으로 오는 모든 꽃길의 출발은 어둠입니다. 구원을 위한 모든 사랑은 고귀합니다. 사랑은 번뇌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일은 늪과 같아서 옳고 그름에 분별력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춰 주십사’ 등을 다는 일도 사랑의 행위입니다. “우물보다 더 깊은 가슴에 그대 묻고” 있으니, 색등은 윗바람에 흔들리고 나는 아랫바람에 흔들립니다. 시계바늘처럼 어긋난 인연이지만, 시계바늘처럼 딱 맞은 시간도 있었으니 필연입니다. 함께 가고 싶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대 다시 환한 세상의 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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