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긍정

박상옥 | 기사입력 2016/05/31 [08:37]

반짝이는 긍정

박상옥 | 입력 : 2016/05/31 [08:37]

반짝이는 긍정

                손문숙
  
때로
헌신과 순명은
잠잠한 사랑이어라
 
무지와
오만의
늪을 건너
 
소통과
인식의
강을 지나는
 
몽실몽실 어스름

길목이어라
 
* 손문숙: 강원도 원주출생. 문학공간 시 신인상. 동화문학 동화 신인상. 월간아동문학 동시 신인상
 

[박상옥 시인] 영화 <파계>에서 주인공 가브리엘(오드리 햅번 분)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며 수녀가 되고, 신앙의 미덕인 ‘순명’을 키워서 종신수녀 된다. 헌신적인 봉사로 인하여 폐결핵에 걸린 상태에서도 흔들림 없던 가브리엘은 2차 대전 종군의사로 참여한 아버지의 비보를 접한 후에 자신이 선택한 삶에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것에 ‘순종’이나 ‘순명’만 하는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는 참 삶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갈등하고 괴로워한다. 가브리엘은 결국 스스로 수녀복을 벗는다. 마지막 앤딩 장면은 수녀원 정문 앞 좌우로 높은 담. 그 좁다란 길을 허리를 곧추세워 또박또박 걸어가는 오드리 햅번의 완벽하게 아름다운 모습이다. 시인도 언제 ‘몽실몽실 어스름 큰 길목 끝 ’헌신과 순명을 만났던가 보다. ‘반짝이는 긍정’에 대한 시인의 사연을 가만히 듣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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