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절반을 보내며

강준희 | 기사입력 2016/06/20 [14:14]

2016년 절반을 보내며

강준희 | 입력 : 2016/06/20 [14:14]
▲ 강준희 중산고 교사     ©
2016년도 벌써 반이 지났다. 2016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품었던 계획과 다짐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지 돌이켜보아야 할 때다. 중간점검을 하는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새해 첫 날 속초의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며 다짐했던 것은 소박한 내용이었다. 가족들의 건강과 모두의 행복, 내가 그저 무탈하게 살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 나아가 온 인류가 불행을 겪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정도였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욕심을 부려 도전하기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고착된 상태고 지치고 늙었기 때문이지만, 지금의 삶이 그리 잘못되지 않았다는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저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흐릿한 다짐 정도로 한 해를 시작했다.
한 해의 반이 지난 지금,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면서, 한 자연인으로서, 부모로서, 교사로서 어떤 고민을 주로 했을까 하는 자문을 해본다.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무엇일까? 사랑도 아닐 테고, 교육도 아닐 테고, 아마 ‘변화’가 아니었을까? 변화해야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집안에 큰 고민거리가 없었고, 아이들도 다 자라 각기 제 공부를 위해 타지로 떠났고, 부모님이나 자식들 용돈을 넉넉하게 주며 뒷바라지 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주로 고민이 직장에서의 현실적 업무와 관련하여 한정되어 있었다.
일반계고등학교 교사로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생님으로 업무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입시 준비로 귀결되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며 의미일 테니 당연한 것이었다. 입시제도의 방향이나 입시전형에 관심을 갖다 보니, 지금까지의 교육이나 공부방법으로는 힘들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최근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을 가장 많이 선발하고 있고, 학생부에 기재되는 다양한 영역의 학생활동을 정성적으로 평가하다 보니, 국영수 중심의 공부만 잘해서는 대학 가기가 어렵게 되었다. 진로를 설정하고, 자율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등 학교생활을 하면서 노력했던 모든 것이 대학에 입학하는 지표가 된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지역이 비평준화지역이고 성적에 따라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교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따라서 수업방식도 지식만을 주입하는 방식에서, 학생들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답을 찾는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변화해야 한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찾아 계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면서 행복한지 자신에게 묻고, 진로를 설정하고, 자신만의 전문 분야에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책도 읽고, 경험도 하고, 발표도 하면서 필요한 공부를 찾아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독서토론동아리를 조직하고, 수업방식을 개선하고자 교과협의회를 하고, 학생관찰노트, 학생들이 직접 쓰는 나만의 워크북쓰기, 교사연수 등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한해의 삶을 중간평가 하면서 스스로에게 만족은 못해도, 나를 둘러싼 환경이, 주변의 사람들이 변하고 있음을 느껴서 좋다. 공부 하나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책도 읽고 체험활동도 하고 동아리활동도 하면서 학생들이 즐겁게 찾아서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좋다. 기말고사로 바쁜 지금 이 시간들이 지나고, 여름방학을 잘 보내고, 한해를 모두 보낸 올 연말에는 나와 우리 학교, 우리 지역이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성과로 나타나 눈으로 확인하는 보람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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