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박상옥 | 기사입력 2016/10/04 [09:52]

그대

박상옥 | 입력 : 2016/10/04 [09:52]
그대
 
                                      정창수
 
나는 몰랐네
가슴시려 쓸쓸한 그 엄동
저산은 그저 애처로운 그런 줄 알았지
 
나는 몰랐네
봄날엔 앳된 연두 빛
저산은 속까지 그런 줄 알았지
 
나는 몰랐네
폭염 속 꿋꿋이 버티던 청록의 자태
저산은 무던한 그런 줄 알았지
 
나는 몰랐네
스산한 갈바람에 드러낸
저산은 여러 속마음인 줄 이제 알았네
 
* 정창수: 현)충주문협지부장. 문예사조신인상등단. 한국저작권협회원.
             저서 「비인 호수엔 다시 가을이 오고」 「다독여야 하는 밤」
                    「그래 여기 그리운 사람으로 서 있을 거야」「표류선」
                    「사랑이었나 봅니다」외 공저 다수
 
 
▲ 박상옥 <시인>     ©
누구에게나 그대는 있으니, 시인의 그대가 누구일까. 처음 만난 그대는 겨울에 설산, 엄동이라 가슴시리고 애처로웠다. 그리고 이어지는 만남은 봄 동산이라서 ‘앳된 연두 빛’으로 희망을 안겨주었다. 인연이라도 좋다. 운명이라도 좋다. 여름, 폭염 속에서도 꿋꿋히 버티던 청록의 자태가 참으로 무던한 그대였다. 이제 중년을 훌쩍 넘어 가을이 되어버린 그대, “스산한 갈바람에 드러낸” 그대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니, 그대는 내가 기대어 살았던 고마운 나의반쪽이었다. 계절을 건너가는 산빛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옷을 갈아입듯이 그대도 그렇게 나와 살아 준 고마운 사람, 짐작컨대 시 속의 그대는, 시인의 아내가 아닐까. 그대가 누구이든 계절이며 시련의 변화를 함께 건너온, 누구에게나 태산 같은 그대가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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