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박상옥 | 기사입력 2016/11/16 [09:43]

김치

박상옥 | 입력 : 2016/11/16 [09:43]
김치
 
               전병철(1958~ )
 
무김치 아버지와
배추김치 어머니 사이에
총각김치 아들과
열무김치 딸이 태어나
국물김치에 목 축여 외치오니
우리는 자랑스런 토종
김치 가족이라오. 
 
▲ 박상옥 <시인>     ©
시인은 자신이 깨달은 삶과 체험을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토종김치가족들 무, 배추, 총각무, 열무들과 식탁머리에 마주합니다. 야채들은 김치가족이 되기 위해 씻고 절여지고 온갖 양념에 버무려지는 고된 과정도 모자라 자신을 내려놓는 발효를 넘어서야 가족이 됩니다. 자기를 내려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파, 생강… 그 밭의 것들이 소금, 멸치, 새우, 북어, 다시마… 그 바다 것들이 찹쌀, 밀풀, 보리풀, 수수풀, 감자풀, 옥수수풀…그 논밭(畓) 것들이 사과즙, 배즙, 홍시, 매실, 사탕수수… 그 과수나무 것들과 만나 거룩한 이름을 얻었으니 김치입니다.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의 무능만으로 나라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터이니, 자기를 내려놓지 못해 김치(정치)맛을 망친 놈들이 쓴 김치맛(정치)속에 숨어 있습니다. 시인의 작업은 금강석을 캐내어 보석이었음을 언어로 증명해주는 일. 보석보다 귀한 우리나라 음식 김치(정치)가 국민들 건강을 지키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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