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겨울

박상옥 | 기사입력 2017/01/23 [09:13]

착한 겨울

박상옥 | 입력 : 2017/01/23 [09:13]
착한 겨울

                       김영희
 
봄날 같은 겨울이라
곳곳에 개나리가 피어나고
더러는 벚꽃도 피어나는데
 
밍크코트에 밍크숄 사놓고
춥기만을 기다리는 그녀는
한숨만 폭폭 쉬어대도
 
기름 값 걱정
안고 사는 우리들은
겨울을 훌쩍 뛰어넘고만 싶다
 
*김영희(1963~ ): 충주신문 컬럼위원. 국제펜클럽회원. 한국문인협회독서진흥위원. 충주문인협회. 한국문예춘주문인협회 감사.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코리언 뉴스지 문예정원. 저서 「달의 입술」
 
▲ 박상옥 <시인>     ©
김장을 한 접씩이나 하던 시절에 김장을 끝내면 엄마는 바로 청국을 띄우셨습니다. 메주콩을 푹 삶아 커다란 시루에 짚을 깔고 담아서 담요나 헌 옷가지로 꽁꽁 여며선 아랫목에 묻었지요. 며칠 후 쿰쿰한 청국냄새가 나고 절구통에 찧을 때, 끈끈한 진이 붙어나 찧기가 힘들어도 입에서 뿜어지던 그 하이얀 입김은 솜사탕처럼 달콤했습니다. 화로에 장작불을 담아 청국을 올려놓으면, 뭉근하게 잘 무른 무쪽도 김치도 어찌나 구수하고 맛있던지요. <착한 겨울>을 읽으며 그 즈음 화롯가에 마주 앉아 주고받던, 엄마와 숙모님들의 이야기가 들릴 듯합니다. “김치 넉넉하고, 곳간에 쌀 있으니 되었네. 화로에 장작불 담아 놨으니 눈 뭉치던 아이들 언 발도 잘 녹겄네” 모처럼 겨울답게 추운 오늘 같은 날, 몸이 따뜻한 사람과 기억이 따뜻한 사람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만나 솜사탕은 같은 입김 주고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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