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요 놀이

박상옥 | 기사입력 2017/12/12 [11:46]

안아요 놀이

박상옥 | 입력 : 2017/12/12 [11:46]

안아요 놀이

 

                    이안

 

눈을 감아요

두 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조금씩 조금씩

가운데로 오므립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안고

(잠깐 멈추어요)

어머니를 떠올리며 안고

(잠깐 멈추어요)

가슴을 두 팔로 안아

오래오래

나를 안아요

 

서서 해도 좋아요

앉아 해도 좋아요

누워 해도 좋아요

 

눈감고

두 팔 양옆으로 벌리고

조금씩 조금씩

가운데로 오므리면서

안아요

아쉬운 마음으로

(아버지를 지나)

아쉬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지나)

내 가슴의 두근거림

나의 살아 있음

안아요

나를 포옥

안아요

 

 

*이안 : 충주작가회 회장,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치워라 꽃

동시집고양이와 통한 날』『고양이의 탄생』『글자 동물원평론집다 같이 돌자 동시 한 바퀴』『동시마중편집위원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동시의 매력에 빠져 꼼짝없이 3시간이나 붙들려 앉아, 이안 시인의 글자 동물원과 권태응 어린이 시인학교에서 출간한 비석치기 돌』 『동네 싸움송선미 작가의 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을 읽었습니다. 책을 덮고 몸으로 건너 온 동시들 때문에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말풍선을 달고 속삭이는, 목소리 생생한 동시들이 퇴화된 마음의 각질을 벗겨 준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 저는 이쁘거나, 밉거나, 싫거나, 좋거나어떻게 표현됨과 상관없이 타고난 본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나 동화를 너무 오래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로부터 떨어져, 잔뜩 포장하고 때 묻은 어른으로만 살아온 건 아닐까 돌아봅니다. “내 가슴의 두근거림 / 나의 살아 있음 / 안아요 / 나를 포옥 / 안아요동시가 나에게 권합니다. 스스로를 가만히 안아서 다독여보라 합니다. 혹한의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는데, 마음 혼자 포근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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