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의 민낯…막말 면접·입시차별 뭇매

막말에 학사 운영도 군대처럼, 여성·특성화고 기회 박탈

홍주표 기자 | 기사입력 2018/01/04 [17:13]

한국교통대의 민낯…막말 면접·입시차별 뭇매

막말에 학사 운영도 군대처럼, 여성·특성화고 기회 박탈

홍주표 기자 | 입력 : 2018/01/04 [17:13]

학교 측 자체 진상조사, 교육부 현장점검 위해 직원 파견

 

2018년도 대학 신입생 모집이 한창인 요즘, 한국교통대학교가 면접장 교수 막말과 여학생·특성화고 입시차별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사건으로 교통대는 총장 명의의 긴급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갔으며, 막말 면접 A교수를 학과장에서 보직 해임했다.

 

최근 치러진 이 대학 항공운항과 최종 입시 면접장에서 면접관인 A교수는 홀어머니 자녀는 범죄율이 높다등의 인권 침해 발언을 했다.

 

A교수는 면접과정에서 수험생에게 입시와는 관련 없는 부적절한 발언을 잇따라 했고, 이 같은 사실은 면접 과정이 고스란히 찍힌 동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드러났다.

 

A교수는 한 수험생에게 범죄율이 높은 남자아이들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들이야. 세상에 나와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때려 부수고 찔러서 죽이고 이런 걸 제일 많이 하는 애가 이 같은 가정 스타일에 있는 사람들이야라고 비하했다.

 

몸이 좀 뚱뚱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 많이 먹고 게을러서 그런가라며 외모도 지적했다.

 

이 질문에 수험생이 근육이라고 답하자 이 교수는 내가 근육인지, 비계인지 어떻게 알아. 내쫓아도 할 말 없지라며 확인을 한다며 갑자기 팔굽혀펴기를 시켰다.

 

수험생이 사는 곳을 두고도 A교수는 다른 수험생에게 옛날에는 빈민촌이었는데, 너 같은 고등학생 때 중계동, 상계동은 완전히 똥냄새 난다고 해서 안 갔는데라며 수험생의 가정환경과 거주지역에 대해서도 비하성 발언을 했다.

 

심지어 A교수는 만약 합격시켜주면 방망이를 하나 가져와. 언제든지 너를 때려도 좋다. 그걸 전제조건으로 해서 (방망이를) 갖고 올 거 같으면 (합격을) 고려해보고···”라는 황당 발언도 일삼았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가족 상황, 용모, 출신 지역 등에 따라 특정인을 불리하게 대할 경우 평등권 침해 차별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A교수의 발언은 국가인권위원회법위반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지난 1228일 교통대의 자체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 2명을 파견했다.

 

교육부 측은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교통대 자체감사가 공정하고 바르게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며 교통대가 감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교육부 조치는) 이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전교조 충북지부도 성명을 내고 갑질 막말 A교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립대인 한국교통대 항공관련 학과 면접관인 A교수가 입시면접을 하면서 수험생에게 인권 침해성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관련 법률에 의하면 가족상황, 용모, 출신지역 등에 따라 특정인을 불리하게 대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이번 갑질 면접은 수험생에 대한 폭력이며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A교수는 신입생들을 입학 두 달 전부터 소집해 합숙을 시켜왔고, 학생들이 A교수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취지의 서약서도 썼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학과장을 맡은 A교수는 영관 장교 출신으로 학사운영을 마치 군대처럼 해 운전면허가 있는 재학생을 운전병처럼 부리거나,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도 혹여나 군 장학생 선발과 장교 임관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해당학생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입학 전에 소집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은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1차 서류 전형에서 공고·상고 등 직업계 특성화고와 여학생은 D, E 등급인 20점 내외로 분류해 불합격 처리하도록 하는 내부 문건이 유출돼 학교 차별 및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번 수시에서 이 학과 지원자 240명 중 여학생이 18명이었으나 모두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성화고 출신 지원자 12명 중 3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지만 최종 합격자는 없었다.

 

현재와 같은 입시전형이 실시된 2016학년도 이후 이 학과에 합격한 여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성화고 출신은 지난해 1명 합격했지만, 입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 소개서, 교사 추천서 등으로 종합 평가를 해야 하지만, 미리 정해둔 내부 기준에 따라 여학생과 특성화고 학생들은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립대학인 교통대에서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출신고교 및 성차별이 노골적으로 이뤄진 배경은 대학에 입학한 뒤 군() 장학생이 될 수 있는 학생들만 미리 가려서 뽑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특성화고교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상실감과 자괴감이 크다. 상황이 이러면 누가 특성화고를 들어오겠느냐이렇게 사회적인 편견과 사회적인 불이익, 차별을 받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통대는 차별하라는 지침이나 문건을 공식적으로 만든 적도 없고, 적용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지침을 만든 것으로 지목된 학과에 최근 2년 동안 여학생과 특성화고 출신 합격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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