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면역 - 수면부족은 면역저하의 주 원인

허억 | 기사입력 2018/02/19 [16:07]

수면과 면역 - 수면부족은 면역저하의 주 원인

허억 | 입력 : 2018/02/19 [16:07]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

지난 해 초 미국 워싱턴 의대 수면연구소 교수 Dr. Nathaniel Watson 팀이 11쌍의 일란성 쌍둥이 대상으로 한 수면 실험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수면시간이 짧은 쌍둥이들이 수명시간이 긴 형제자매 쌍둥이들보다 면역이 많이 저하되어 있다는 것을 발표하면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많은 질병을 초래하는데 질병원인 중에 하나가 수면부족에 의한 면역저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본 연구진들은 충분한 수면시간은 개개인에 따라 숙면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8시간 정도를 권고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고 수많은 자료가 도출되었지만 유전자가 거의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 대상으로 수면부족이 면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본 연구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반 세기동안 다른 많은 연구에서도 수면부족이 면역을 많이 저하시킨다고 밝혀왔지만 연구대상이 유전자가 거의 100퍼센트 같은 일란성 쌍둥이 형제자매들로부터 얻은 연구결과 4 가지가 매우 흥미로웠다.

첫째, 수면단축이 사이토카인 같은 각종 염증매개물질 농도를 증가시킨다.

둘째, 수면부족이 면역세포인 백혈구의 원활한 면역반응 활성을 저하시킨다.

셋째, 수면부족이 백신예방접종 시 면역 활성의 저하로 인해 백신에 대한 항체생산이 억제된다.

넷째 일반감기비루스 종류 중 하나인 리노비루스에 잘 감염된다.

4가지 연구결과 키워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염증매개물질 사이토카인은 혈관 또는 조직 내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들이 생산 분비하는 저분자량의 단백질인데 많은 종류가 있으며 면역 활성화 후 곧 사라지는 것이 정상이다. 면역세포는 백혈구의 구성세포이며 대표적인 면역세포는 T세포 B세포 대식세포이다. 이들 사이토카인은 아주 미량 생산 분비하게 되면 면역이 불활성화 되지만, 지속적으로 과다 생산 분비하게 되면 T 세포나 대식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해 우리 몸 조직에 상해를 입혀 염증이 유발된다. 한 예가 TNF 같은 사이토카인이 관절 내 과도한 활성에 의해 관절 손상을 입히면 관절염이 되고 혈중 농도가 너무 과도하게 높으면 쇼크사를 일으키는 패혈증이 된다. 이런 생체현상을 보드라도 세상만사 다다익선(多多益善)이 능사가 아니고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함이 최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이를 생물학에서는 항상성([恒常性)이라 하고 동양철학에서는 중용(中庸)이라 한다.

백신은 주로 세균병원체보다 비루스병원체를 약독화해 제조하는 것이 정통적인 제조방법이었는데 요즈음은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이용해 대량생산하고 있다. 실은 지구상에는 세균병원체가 비루스병원체 종류보다 훨씬 더 많기에 세균병원체 백신이 더 필요하고 이들 백신이 상용화되면 우리는 많은 병마로부터 해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백신을 만들기도 어렵고 설사 만들어도 경제적 가치도 없다. 세균병원체 백신을 제조하지 않는 이유는 세균 외벽(껍질)이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이들 탄수화물은 항체생산이 잘 안 되며 설사 생산된다 하드라도 IgG가 아니고 IgM인데 IgG를 생산하는 B세포는 기억세포가 우리 몸에 존재하지만 IgM을 생산하는 B세포에는 기억세포가 우리 몸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억세포가 없으면 병원체를 공격하는 항체가 우리 일생동안 계속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 필요가 없다. 설사 백신을 제조하드라도 예방접종 후 일생이 아닌 하루정도 항체생산으로 끝나기 때문에 상품으로 가치가 전혀 없다.

독감비루스(A, B, C 세 종류)와 달리 일반감기비루스는 지금까지 200여 종 이상 밝혀졌지만 이들 각 비루스에 대한 변종(리노바이러스 변종은 약 250여 종)도 많다. 일반감기비루스 종류도 많거니와 변종도 많아 이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제조가 어렵거니와 설사 제조해도 비루스가 금방 변장술을 이용해 다른 변종으로 변하니 미리 애써 제조한 백신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감기는 몸의 면역력이 낮을 때 걸리기 쉬우므로 평소에 자신의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고 코와 목을 가능한 한 따뜻하게 유지하며 따스한 물을 평소 가능한 한 많이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감기예방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바와 같이 수면부족은 면역 활성을 저하시켜 잦은 병원체감염으로 병마에 시달리게 된다. 적당한 활동과 충분한 수면은 건강의 비결이니 수면을 방해하는 각종 근심 걱정을 싹 날려버리는 각자 나름대로의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수면을 잃으면 건강을 잃는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면서도 수면을 위한 실천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백언불여일행(百言不如一行)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듯이 숙면을 위한 수백 가지 방법을 아는 것보다 한 가지 실천이 더 중요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지 수면부족으로 건강을 잃은 후 병상에서 건강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 불면 퇴치를 위한 방법과 실천은 사람 따라 다양하겠지만 불면 퇴치를 위한 왕도 또한 없으니 자기 자신에 맞는 비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불면은 가벼운 병이 아니라 큰 병이니 의사의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며 의사 처방을 따르면서 자기 몸에 맞는 운동(가벼운 운동, 햇볕 쬐면서 산책 등), 명상, 취미활동, 음식(대추, 키위, 시금치, 체리, 바나나, 아몬드 등) 등을 찾아 병행해야 불면치유가 빠를 것입니다. 불면은 마음의 병으로 오는 것이니 마음의 병 치유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인생살이에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건강은 빈부여하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에게나 인생살이 행복목록 1호임과 동시에 재산목록 1호이니 건강할 때 잘 지켜야 합니다. 오래 살면 뭐해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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