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四面楚歌)를 부릅니다

박상옥 | 기사입력 2018/03/22 [08:44]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부릅니다

박상옥 | 입력 : 2018/03/22 [08:44]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부릅니다

 

                                   채희인

 

같은 모양 자동차를 탄다고

왼손잡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한 묶음 반가운 인총(人叢)이 되어

후벼 파 뻥 뚫어 펼친

산업도로까지 자리 깔고 앉아

울긋불긋 깃발 찬란히 찬란히도

독도(獨島)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는 이 아침

 

 

경기도 고양시 박병식 노인은

군덕 내 가늘디 가늘게 깔린

고려장 같은 아파트 구석에서

온 몸에 조각조각 파스 매달아

新種(신종) 백결선생 모습으로

돋보기에 擴大鏡(확대경) 들고

일본고서(日本古書)* 헤집어

四面楚歌(사면초가)를 부릅니다

또박또박 부릅니다

둥근원으로,

 

 

작가: 채희인(1956~ ): 월간 『韓國詩』등단. 한국문협회. 사람과 詩 동인. 소백의 사람들 동인. 충북우수예술인상. 현)충북 단양군 매포중학교 교장

 

*일본고서: 대일본지명사서(大日本地名辭書)로 1900년 3월 31일 일본 사학자 요다시도고(吉田東伍)가 발행한 책인데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기술하였음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신라 전기 거문고 명수 백결 선생(414년~?)이 백번이나 기워 입은 누더기 옷을 입고, 세밑에 곡식 없음을 한탄하는 아내를 위해 방아소리를 켰듯이, 21세기 박병식 할아버지는 온 몸에 누더기 옷처럼 파스를 붙이고 사면초가 노래를 부릅니다. 사면초가는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려왔다는 유방과 한우의 격전지에서 유래된 말이니,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궁지에 빠진 것을 비유하는 것이고,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의 야욕, 그 의뭉스러움에 대한 걱정과 분노의 노래일 것입니다. 국제적 정세나 입장에 따라서 표면적으로야 어찌 되었든,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분단이 되었고, 역사적 사실과 상관없이 독도마저 지들 것이라 우기는 일본입니다. 같은 모양의 차를 타든 아니든, 서로가 같은 왼손잡이든 아니든, 가난하든 부자든, 우리는 눈만 마주치면, 하나가 되고 싶고 하나가 되어 외치게 됩니다. “울긋불긋 깃발 찬란히 찬란히도 / 독도(獨島)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야 하고 저절로 외치게 됩니다. 빈한한 형편에서도 외치는 할아버지의 사면초가(四面楚歌)를 통하여 시인은 우리에게 자신에게 온전한 독립을 누리고 있는가를 되묻습니다. 대한독립 만세! 푸르게 절규하는 소리가 들리는 3월입니다. 첫 시집「하현달」은 품어 안은 서럽고 애잔한 정서에도, 세한도(歲寒圖)의 강인한 결기가 서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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