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면역 - 낮잠의 면역과 내분비작용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허억 | 기사입력 2018/04/04 [09:27]

수면과 면역 - 낮잠의 면역과 내분비작용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허억 | 입력 : 2018/04/04 [09:27]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

낮잠에는 여러 종류의 형태가 있겠지만 여기서 논하고자 하는 낮잠은 수면부족(성인의 경우 적당한 수면시간은 7시간 정도)을 보충하기 위해 긴 시간이 아닌 약 30분 이내의 짧은 낮 시간 동안 잠간 눈을 붙이는 것을 말한다. 이 짧은 시간의 낮잠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계시기에 많은 효과들 중에 면역학적 내분비학적 측면의 효과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고자 한다. 직장에서 3교대 하시는 분들이 낮에 자는 긴 시간의 잠은 낮잠이라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대체수면이기에 본 논제에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이 3교대 근무로 인한 주야변화는 생체리듬의 변화를 초래하고 생체리듬의 변화는 우리 신체의 뇌, 신진대사, 내분비, 면역 등의 각종 작용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다음 기회에 논하고자 한다.

 

근래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시행한 낮잠의 효과에 대한 실험은 건강한 젊은 30세 전후 남녀 36명을 대상으로 각 그룹 당 12명씩 세 그룹으로 나누어 3주마다 2일 동안 3번 반복실험을 수행하였다. 한 그룹에 남녀 각 12명씩으로 3그룹으로 나누었다. 정상적 수면시간을 취하는 그룹 12명은 첫날 7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하였다. 두 번째 그룹인 12명은 첫날 3시간 동안만 자게하고 이튼 날 낮잠을 30분씩 오전 오후 총 2회 자게 하였다. 세 번째 그룹인 12명은 첫날 3시간 동안만 자게하고 이튼 날 낮잠을 자지 않게 하였다. 이튼 날 첫 번째 낮잠 시작 30분 전과 오후 두 번째 낮잠 30분 후에 36명으로부터 타액과 오줌을 채취해 각 개인의 사이토카인 인터루킨-6(interleukin-6)과 신경전달호르몬인 노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농도를 검사하였다. 첫 번째 낮잠 자기 전 채취한 시료 검사 결과 3시간 수면한 두 그룹 모두가 7시간 수면을 취한 그룹에 비해 인터루킨-6의 농도가 현저히 낮았고, 노에피네프린 농도는 2배 정도 높았다. 그러나 두 번째 낮잠을 취한 후 채취한 시료 검사 결과 두 번째 그룹의 인터루킨-6과 노에피네프린의 농도는 7 시간 정상 수면을 취한 그룹과 거의 같은 농도로 회복했다. 그러나 낮잠을 취하지 않았던 세 번째 그룹에서는 인터루킨-6과 노에피네프린의 농도가 7 시간 정상 수면을 취한 그룹처럼 회복되지 않고 인터루킨-6의 농도가 현저히 낮았고, 노에피네프린 농도는 2배 정도 높았다. 이런 결과들에 대해 미국 국립연구소 연구진들이 내린 결론은 낮잠이 면역학적 내분비학적으로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본 결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낮잠 후 사이토카인 인터루킨-6 농도의 정상적인 회복의 결과가 낮잠이 면역학적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 인터루킨-6은 여러 면역관련 세포에서 생산 분비되지만 주로 우리 몸의 경찰과 같은 T-세포와 해병대와 같은 대식세포로부터 생산된다. 주작용은 B-세포로부터 항체를 생산하게 해 우리 몸의 각종 세균과 비루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 주고 암 성장을 억제해 병원체 감염이나 암 투병으로부터 해방된 삶을 가져다준다. 후자의 암 투병 해방을 뒷받침해주는 인터루킨-6의 생쥐 암세포 성장억제 효과에 대한 실험을 수행되었던 연구가 있다. 수행된 연구결과에서 낮잠을 취한 생쥐그룹은 낮잠을 취하지 않은 생쥐그룹에 비해 암세포의 성장이 지연되거나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 주었으며 인터루킨-6 농도 또한 현저히 높음을 보여 주었다.

 

낮잠의 내분비학적 효과 입증은 신경전달호르몬인 노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 2 번째 낮잠을 취한 후에는 첫 번째 낮잠을 자기 전 경우보다 농도가 현저히 낮아져 정상적인 농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이 노에피네프린 호르몬은 부신수질에서 생산되며 이 호르몬이 높으면 심장박동, 혈압, 혈당이 높아지고 비만을 초래해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종양의 성장촉진을 유도한다. 전립선암을 앓는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노에피네프린이 전립선암을 잘 자라게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근래 수행되어진 다른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노에피네프린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전립선암 환자들에서 전이를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위에서 열거한 사이토카인과 내분비호르몬에 대한 특성의 차이점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면역관련 세포들이 면역 활성을 위해 많은 종류의 사이토카인을 생산 분비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학적 내분비(endocrine) 물질이라 간혹 언급되지만 엄격히 말하면 자가분비(autocrine) 물질과 근접분비(paracrine) 물질이라 말해야 한다. 내분비호르몬은 사이토카인에 비해 생산 위치에서 멀리 이동하여 작용하고 수명 또한 길다. 예를 들면 뇌하수체 호르몬은 뇌에서 생산되어 혈관을 따라 이동해 뇌에서 멀리 떨어진 생식기관에 도달해 생식기의 발달과 이들 조직으로부터 각종 성호르몬 생산 분비 작용에 관여하고 수명 또한 시분단위로 사이토카인에 비해 길다. 반면에 사이토카인은 한 세포에서 생산되어서 자기 스스로가 이용 하거나(autocrine 작용) 바로 옆 세포에 작용하고(paracrine 작용) 수명 또한 분초단위로 호르몬에 비해 매우 짧다.

 

직장인과 학생에게 자주 일어나는 수면부족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휴식시간을 자주 이용해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를 취해 잠시 쉬는 것도 수면부족을 보충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 같다. 수면부족 원인 중에 특히 숙면을 못 취하고 선잠으로 인해 오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각종 근심걱정을 없애는 수양하는 마음의 자세가 좋을 것 같다. 한국 수면학회가 권고한 건강 수면 수칙 중 하나가 “낮에 졸리면 낮잠을 자라”이다. 또 흥미를 끄는 다른 수칙 중에는 “수면시간과 기상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라. 주말에 지나친 잠과 늦은 저녁 운동을 피하라.”이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 자기에게 맞는 수면방법을 찾아 숙면을 즐기며 사는 생활습관이 무병장수의 첫 걸음인 것 같다. 누구나 인생에서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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