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강준희 | 기사입력 2018/05/14 [20:08]

스승의 날

강준희 | 입력 : 2018/05/14 [20:08]

▲ 강준희 중산고 교사     ©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졸업생들의 어머님들이 학교를 방문하셨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었기에 선생님들은 모두 놀랐다. 요즘 스승의 날, 학생 대표의 꽃이나 학생들이 쓴 편지 이외의 선물은 그 어떤 것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언론매체에서도 논란이 많아 5월 15일, 스승의 날은 학교나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이나 학부모님들만큼이나 불편한 하루이다. 그래서 아예 체험학습을 떠나거나, 재량 휴업일을 하는 학교도 많다.

 

올해에는 학생 대표가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주는 간단한 행사와 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전 말고는 별다른 행사를 계획하지 않았는데, 졸업생 학부모님의 학교 방문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였다. 어머님들은 아이들이 대학을 가서도 고등학교 때의 학창시절이 즐거웠다고 늘 이야기하고 세심히 보살펴주고 함께 해준 선생님들 이야기를 자주 해서, 고마운 마음에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재학생 시절에는 김영란법 때문에 꽃바구니 하나 보내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이제 졸업했으니까 편하게 꽃과 떡을 들고 왔다고 하시면서, 선생님들을 만나 한참 담소를 나누고 가셨다.

 

며칠 전, 언론에서 스승의 날 폐지를 청원한 선생님 소식을 접하기도 했고,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축하 인사를 받으면서도 어색하고 뭔가 찜찜한 마음이 들었었다. 작년에는 수학여행 기간 중이어서 다행이다 싶게 별다른 감흥 없이 잘 지나갔었는데, 올해에는 생각지도 못한 졸업생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학교 방문에 새삼 스승의 날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때의 학생들을 신입생으로 만나 일년 동안 함께하면서 가졌던 마음들 – 언제나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함께 나누자,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되, 교사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나 주고 싶은 배움은 어렵게 설득해서라도 전해주자-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매일 아침부터 잔소리를 하고, 밤늦게까지, 주말이나 방학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기획하고, 함께 하면서 웃고 울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2학년 때부터는 다른 학년을 맡아, 졸업할 때까지 그 학생들을 교실에서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의 성장과 대학 합격을 지켜보면서, 즐겁게 꿈을 향해 도전해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는 했었다. 가끔 고민을 상담하러 오기도 하고, 스승의 날이면 편지를 써서 내 책상에 놓고 가고, 일본으로 캐나다로 외국 유학을 떠난 학생들은 외국에서 카톡으로 사진과 글들을 보내오기도 했었다. 그때, 학생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게 참 중요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었는데, 학부모님들도 한마음이었음을 확인하니, 더 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가르치는 일이 어렵고, 학생들 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 그래도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함께 하고자 한다면, 시간이 지나도 그 마음은 알아주는구나. 진정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면 언제라도 잊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일 또 스승의 날이다. 오늘 수업시간에 은사님께 편지 쓰는 행사를 하고, 지난주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등의 행사를 하면서, 선생님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모으며 전시 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의 이 학생들도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었던 마음을 새기고, 함께 했던 추억들을 영원히 간직하고 그리워할까?

 

분명한 점은 선생님들이 쏟는 사랑의 마음만큼 학생들은 성장하고, 기억하고, 고마워할 것이라는 것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충주 중앙탑 새마을협, 경로행사 후원금 기탁
1/8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안내 구독신청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