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면역과민반응 II형 – 혈액형 항체에 의한 부적합 수혈과 임신

허억 | 기사입력 2018/06/26 [16:56]

부적절한 면역과민반응 II형 – 혈액형 항체에 의한 부적합 수혈과 임신

허억 | 입력 : 2018/06/26 [16:56]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

부적절한 면역반응인 면역결핍반응(immunodeficiency), 면역과민반응(hypersensitive reaction), 자가면역반응(autoimmunity) 중 면역과민반응에는 4가지 형태(I형, II형, III형, IV형)가 존재한다. 과민반응 중 I형인 IgE 매개 알러지에 대해서는 지난번 칼럼에서 논했고 이번 기회에는 II형인 항체 매개 세포독성 면역과민반응에 대해 논하기로 한다. 여기서 세포독성은 적혈구가 파괴되는 적혈구 용혈을 의미하며 수혈된 혈액의 ABO 또는 Rh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혈액형은 혈액의 99%를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적혈구의 표면에 있는 당지질의 차이에 의해 A형 B형 AB형 O형으로 나누고 유전자 D에 의해 생성된 단백질의 존재유무에 의해 Rh양성과 Rh음성으로 나눈다. 유전학적으로는 Rh양성이 Rh음성에 대하여 우성이다. 혈액형에 따라 수혈 부적합이나 또는 임신 부적합은 혈액형의 항체에 의해 발생된다. 혈액형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BO식 이외 여러 종류가 있는데 예를 들면 Rh식, MN식, Q식, E식, S식, P식 등이 있다. 이들 중 ABO식, Rh식은 수혈할 때, 친자관계 확인, 범죄 수사증거로서 흔히 사용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동양인과 유럽인의 85%가 Rh양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은 A형 O형 Rh양성이 많으며 특히 Rh음성은 전 한국인의 0.2% 내외 즉 1000명 중 2명 내외 정도로 극히 적은 숫자이어서 Rh음성 사람의 경우 수혈의 공여자를 찾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유럽인의 경우 약 20% 정도가 Rh 음성이지만 한국인은 0.2% 정도인데 이런 Rh음성 희귀성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Rh음성인 사람들을 따로 등록해 두는 수혈 보건정책이 꼭 필요하다. 항원을 가진 Rh양성을 항원이 없는 Rh음성에게 수혈하면 수혈자에게 Rh항체가 생성되어 Rh항원항체반응을 일으켜 응집되므로 수혈할 수 없다. 반대로 Rh음성을 Rh양성에게 수혈하는 것은 가능하다. ABO식 혈액형이 같아도 Rh 음성의 사람에게 Rh양성의 혈액을 수혈하면 Rh음성의 사람은 면역되어 Rh항체를 만든다. 다음에 이 Rh음성의 사람에게 Rh양성의 혈액을 수혈하면 열이 나거나 혈뇨를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수혈 부작용을 초래한다. 수술 등으로 수혈할 경우 Rh 음성의 사람인 경우에는 ABO식 혈액형이 일치하고 Rh음성인 혈액을 구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첫 번째의 Rh 양성의 수혈로 Rh항체가 생성되므로, 두 번째에도 Rh 양성의 혈액을 수혈하면 Rh항원항체반응에 의한 쇼크를 일으켜 죽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에 수혈할 수 없다. 반대로 Rh음성을 Rh양성에게 수혈하는 것은 가능하다.

 

Rh음성의 여성이 Rh양성의 남성과 결혼하여 Rh양성의 태아를 임신하게 되면 출산 중에 태아의 Rh양성 혈액이 탯줄을 통해 오염되어 모체로 들어가서 태아의 Rh양성 혈액 때문에 모체의 혈액 속에 Rh항체가 생성된다. 두 번째 임신에서는 이 Rh항체가 IgM이 아닌 IgG이기에 태반을 통해서 태아에 이행하여 태아의 혈구를 용해시키게 된다. 두 번째 이후에 Rh양성 아기를 임신할 경우 Rh항체에 의하여 태아는 적아세포증이 되어 출생하자마자 중증 황달이나 용혈성 빈혈을 일으켜 죽거나 설령 자란다 해도 뇌성소아마비를 일으킨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출생하자마자 신생아의 혈액을 Rh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는 Rh음성 혈액으로 교환수혈해야 한다. 하지만 첫 임신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임신 횟수가 늘어날수록 태아에게 점차 영향이 크게 미치게 되고 태아에게 황달이 심하게 나타나므로 많은 주의와 적절한 진단처방이 꼭 필요하다.

 

엄마가 Rh음성이거나 O형일 경우 극히 드문 일이지만 태반을 통하여 소량의 혈액이 태아에서 모체로, 모체에서 태아로 옮겨지는 일이 있는데, 이때 모체와 태아의 혈액형에 따라 항원 항체 반응이 일어나 태아에게 빈혈이나 황달이 생기는 일이 있다. 이를 용혈성 질환이라고 하는데, 황달이 심해지면 신생아의 뇌까지 손상되게 된다. 이런 부적합을 일으키는 혈액형의 결합으로는 엄마가 Rh음성이고 태아가 Rh양성일 경우인데 이를 Rh식 혈액형 부적합이라 한다. 엄마가 O형이고 태아가 A형 혹은 B형인 경우의 부적합을 ABO식 혈액형 부적합이라 하는데 이런 부적합은 극히 아주 드물게 발생한다. O형 모체가 가지고 있는 A항체 B항체는 IgM이어서 엄격히 말해 태반을 통과할 수 없기에 ABO식 혈액형 부적합이 일어날 확률은 0.01%정도로 아주 낮다. Rh항체는 A항체 B항체와는 달리 IgG이어서 태반을 잘 통과하기에 출산 시에 태아의 탯줄로부터 오염된 Rh을 제거하기 위해 출산 후 1∼2일 이내에 로감(Rhogam)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꼭 맞아야 한다. 아빠가 Rh음성인 경우에는 혈액형 부적합은 생기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임신 중에는 초음파 검사와 양수 검사로 태아의 이상 유무를 판정할 수 있다. 또한 Rh식 부적합인 경우에는 임신 초기에 유산기가 있다거나 양수 검사나 융모막 검사한 후 그리고 임신 30주경에 로감을 근육 주사하여 태아의 이상을 방지하여야 합니다. 만약 유산을 한 경우라도 다음 임신을 위한 예방 차원에서 로감주사를 꼭 맞아두어야 한다. 로감주사는 분만 후 1∼2일 이내에 근육주사하면 다음 번째 태아의 용혈성 질환을 막을 수 있다. 과거 의학기술이 발달하지 않는 시절에는 Rh항원항체반응에 의한 태아 및 신생아들이 용혈성 질환으로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랐지만 의학이 발달한 요즈음에는 임신 초기에 혈액형 부적합 진단 후 적절한 처방만 잘하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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