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의 거시경제, 아파트 경기 전망

장병집 | 기사입력 2007/02/08 [00:00]

2005년 한국의 거시경제, 아파트 경기 전망

장병집 | 입력 : 2007/02/08 [00:00]

최근 우리경제는 전형적인 경기하강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업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생산 증가율이 한자리대로 떨어지고, 내수가 침체되고, 수출증가세 역시 둔화되면서 재고의 증가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와 함께 경기선행지수도 계속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경기하락세는 멈출 것 같지 않다.

 
올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둔화, 주력 IT제품 가격의 하락, 원화 강세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내수회복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형편이다.

 
그나마 하반기에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내수부문의 기술적 반등효과와 그동안 침체되어 왔던 수요회복,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어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하반기 경기회복에는 여러 전제조건들이 수반한다. 만약 정부의 경제회생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국제유가와 환율 등 외부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연간 성장률은 기대만큼 달성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대외변수들을 들여다보면,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지난해에 비해 둔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유가, 환율 등 가격변수의 수준과 변동성에 의해 염려의 폭은 달라 질수도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문제를 중심으로 연중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며, 미국 달러화의 하락세와 함께 미국 발 금융 불안이 나타날 여지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른 국제금리 상승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권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우려가 있다.

 
2002년부터 시작된 원화가치의 상승은 2005년에도 지속되리라 보여 진다.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대외 요인과 국제수지 흑자라는 대내 요인이 맞물리면서 원화는 연평균으로 달러당 1,000원 안팎을 유지 할 것으로 예측된다.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 IT 경기를 비롯한 세계경기 둔화로 가뜩이나 어려워지는 수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고,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역시 낮아질 것이다. 특히 날로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수출 자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종합적으로, 원화가 10% 절상될 경우 우리 경제의 GDP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 하락을 통해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내수 회복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원화 강세에 의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도 있다.

 
예측한 대로 원화가 절상된다면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1만 7천 달러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2008년쯤에는 대망의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런지도 모른다.

 
대내변수들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부동산가격 하락, 가계부채 문제 등 내수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들은 허다한 형편이다.

 
특히나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우선 부동산경기의 순환주기를 고려해 보더라도 10년 주기의 대순환과 3∼5년 주기 소순환의 하강국면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아파트의 공급과잉은 향후 2, 3년 간 지속되면서 경기하강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아파트의 실제 공급물량은 260여만 가구로 신규수요와 대체수요를 고려한 연간 주택기본수요 30∼40만 가구를 크게 웃도는 물량이다.

 
참여정부의 투기억제정책 효과 역시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참여정부는 시장의 게임법칙을 실수요 위주로 근본적인 틀을 바꾸어 가고 있다. 적지 않은 임대주택의 공급, 추가 신도시 건설 등 공급확대 대책과 함께 행정수도 대안 도시 건설 등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수도권이라는 좁은 공간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촉발되어 온 주기적인 아파트경기 과열의 근본원인은 살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거시경제의 장기부진과 향후불투명한 전망도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의 구매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떠오른다. 아파트경기는 구매력을 좌우하는 거시경제의 파생수요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소득 수준에 비해 턱 없이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어온 아파트의 가격은 소득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2000년 이후 저금리 및 풍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부풀려 졌던 가수요가 서서히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회복 부진으로 실수요의 구매력까지 약화되고 있어서 전체 아파트시장이 회복의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재 아파트 경기는 붐(Boom) 이후에 찾아오는 버스트(Bust) 국면에 있다고 본다면 과거 정상적인 경기순환의 하강진폭보다 큰 침체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호가하락 폭은 미미하지만 매물적체의 심화, 매물소화 기간 장기화, 입주예정 물량과다, 경기부진에 따른 구매력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아파트시장의 겨울은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소득수준에 비해 턱없이 높은데다 2001년 이후 가격상승 속도가 소득증가 속도를 3배 이상 웃돌아 적지 않은 거품이 있는 상황이다. 상당 기간 소득수준에 수렴해가는 조정과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미 높아져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올해의 우리경제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에 주택관련 가계대출금이 대규모로 만기도래하면서 가계부채 부담은 한층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담보대출이 대규모로 만기도래하면서 원금상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2년 상반기에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보통 3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2005년 상반기에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경제주체들은 2005년 우리곁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제대로 짚어봐야 할 형편이다.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늦어지거나 일시적으로 경제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한 한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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