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박상옥 | 기사입력 2018/08/30 [08:15]

청개구리

박상옥 | 입력 : 2018/08/30 [08:15]

[특집] 권태응 탄생 100주년 대표 시 50편

 

 

청개구리

 

                  권태응

 

청개구리 우는 날은

비가 오네요.

청개구린 비 부르는

요물인가 봐

 

청개구리 분명하게

개골개골

가까이서 울어대니

붙잡을까 봐

 

청개구리 잡거들랑

가둬 놓고는,

논밭 곡식 물 마를 때

울려 볼까요.

 

*권태응(1918~ 1951) 충주출신 시인이며 독립운동가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제가요. 엄마 말을 지독하게 안 듣다가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야 유언을 받들어 개울가에 엄마를 묻었답니다. 그리하여 장마 때면 엄마가 떠내려 갈까봐 목 놓아 운답니다. 오래 세월 이런 <청개구리설화> 때문에 저는 망했답니다. 저는 봄부터 짝짓기 사랑을 하려고 무논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암컷에게는 없는 울음주머니가 수컷인 제게만 있으므로 아주 힘차게 노래합니다. 푸른 계절 한여름 밤 시원스럽게 부르는 개구리 노래는 무조건 풍년을 기원하는 노래입니다. 발가락 끝 끈끈한 빨판으로 수직 벽이나 나무도 잘 타고 오르니, 물기 촉촉한 어디서건 저는 노래합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하늘색 파란색 갈색으로 색깔변신도 가능합니다. 겨울잠 자러 흙으로 들어갈 때는 예의상 검은 빛깔 옷으로 갈아입기도 합니다. 제발 이제부턴 ‘개구리가 노래를 한다’고 해주셨으면 합니다.

 

100전 전에 권태응 선생님은 아셨으니. “청개구린 비 부르는 / 요물인가 봐 / 논밭 곡식 물 마를 때” 저를 불러 주신다고 했습니다. 제 노래를 아주 품격 있게 풀이 해 주신 한하운 시인도 계십니다. “가갸 거겨 고교 / 구규 그기 가 / 라랴 러려 로료 / 루류 르리 라” 제가 우리 한글로 노래한다는 걸 제일 먼저 알아 봐 주신 참 고마운 시인이십니다.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시골에서 저의 개구리들 노래가 사라진다고 걱정하지 마시고, 제발 농약사용 좀 자제해 주세요. 제가 벌레를 참 많이 잡아먹고 사니까 농사에 조금 도움이 된다는 건 아시겠지요. 아참, 저를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 저를 만지 후엔 반드시 손을 씻어 주세요. 제 몸의 분비물이 당신의 눈을 실명 시킬 수도 있어요. 편지를 쓰게 되어 행복한 노래하는 개구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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