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띠

박상옥 | 기사입력 2018/10/30 [15:56]

허리 띠

박상옥 | 입력 : 2018/10/30 [15:56]

[특집] 권태응 탄생 100주년 대표 시 50편

 

 

허리 띠

 

                         권태응

 

할머니 허리띄를 풀너라.

안경집이 채였지.

 

어머니 허리띄를 풀너라.

수주머니 채였지.

 

누나 허리띠를 풀너라

쌍리붙이 채였지.

 

- 「충북작가 45」미발표 <동천시가집> 인용

 

*권태응(1918~ 1951) 충주출신 시인이며 독립운동가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주머니는 지방에 따라 조마니, 줌치, 개쭘치, 안집, 개와속 등으로 불렸습니다. 한자로는 낭(囊)이나 협낭(夾囊)으로 표기했습니다. 요즘에는 양복을 입은 남자도 손가방을 들고 다니고, 여자들은 핸드백을 안 들고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조차 힘들지, 전통적인 우리 한복 바지저고리와 치마, 두루마리에는 주머니가 없었습니다. 여인들은 손으로 들고 다닐 물건은 보자기에 싸서 갖고 다녔고, 나들이 할 때에는 꼭 필요한 물건만 주머니 속에 넣어 속치마 끈에 매달았습니다. 남자는 허리춤에 주머니를 매달고 큰 물건은 보자기에 싸서 허리춤이나 어깨에 걸쳤습니다. 돌아보면 두 손을 늘 비워 두고 필요한 물건만 넣어주는 주머니를 따로 지녔던 선조의 모습이 우리보다 훨씬 편하고 여유롭게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허리띠에는 안경집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어머니 허리춤에는 수주머니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수가 놓이고 금박이 들어간 수주머니는 무엇이건 부르면 나올 듯, 신비로운 보물주머니만 같았습니다. 여자아이들 허리띠에는 부전이라고 하는, 주머니 노리개가 색 조각 헝겊을 둥근 모양이나 병 모양으로 맞대어져 수를 놓았으니, 알록달록하게 만들어져 차고 다녔습니다. 아직 100년이 안 된 이야기입니다.

 

충주시는 충주문화자산인 권태응 선생님 허리춤에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주머니를 채워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권태응문학상, 권태응학술대회, 권태응동요제(합창제), 권태응기념 전시회 등등,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 자연과 사람과 만물의 풍속이 네 편 내 편 없이 어우러지길 바라는 작품의 세계에 맞추어 추모행사도 그리 잘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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