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도 진화 하는가

김영희 | 기사입력 2019/01/30 [09:03]

먼지도 진화 하는가

김영희 | 입력 : 2019/01/30 [09:03]

▲ 김영희 시인     ©

핵보다 무서운 미세먼지가 등장했다. 안개라는 이름은 언제부턴가 안개처럼 사라져간다. 그러나 요즘은 안개 대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라는 단어를 매일 듣고 산다. 일기예보 들을 때마다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미세먼지 주의보 등 미세먼지는 점점 귀에 익숙해진다.

 

거리에는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보니 마스크를 쓴 얼굴은 눈만 보인다. 이제는 초미세먼지 마스크까지 등장했다. 검은 마스크와 흰 마스크, 그리고 모양도 다양하다.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는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이라는 문자와 KF80, KF94, KF99 등이 표시되어 있다는 정보를 위키백과에서 보았다. 그걸 알기 전에는 마스크를 열개짜리를 사다 썼는데 오히려 기침이 나서 쓰지 않는다.

 

바깥의 미세먼지는 눈에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차안이나 빛이 드는 창가에서 보면 먼지가 많이 보인다. 먼지는 수많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 반면 같은 모양의 먼지도 발견하게 된다. 어떤 먼지는 자신의 복사층을 남기기도 한다. 마치 김 부스러기처럼 생긴 것도 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김 부스러기처럼 생긴 먼지는 도깨비가시처럼 파고들기도 한다. 또한 검은 참깨처럼 생긴 먼지는 만지면 까만 알처럼 떨어져 곳곳에 흩어지기도 한다. 꽃모양의 하얀 먼지도 있다. 그런 먼지는 새 옷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전철이나 차안에서는 사람이 많아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가끔은 먼지 알갱이가 턱이나 뺨 부분에 스며드는 게 보이기도 한다. 계속 관찰하다 보면 그 사람은 먼지 묻은 부분이 느껴지는지 손으로 두어 번 쓱 문지른다.

 

먼지는 눈, 코, 입 그리고 옷 머리털에도 앉는다. 먼지는 음식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닿는 데마다 자리 잡는다. 외출했다가 묻어온 먼지는 집까지 들어와서 떨어지기도 한다. 자리 잡은 먼지는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럴 때는 스카치테이프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스카치테이프에 묻은 먼지는 도망을 못가서 그런대로 안전한 처리가 된다. 요즘은 새 옷이나 침구류를 사도 세탁해서 입거나 쓴다.

 

이렇게 먼지와의 전쟁으로 1년 넘게 지내다보니 청소를 자주하게 된다. 손을 수없이 씻어도 그 때 뿐이다. 휴대폰 화면을 자주 닦지만 조금 지나면 먼지가 하얗게 보인다. 이제는 손 소독제를 사다가 손이나 발에 가끔 쓴다.

 

먼지는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요즘 피부에 닿은 미세먼지를 관찰해보면 예전에 쌓였던 얌전한 먼지와는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미세먼지의 습격은 생활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미세먼지는 천식 두통 아토피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져 사망률까지 증가시킨다고 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해 봄부터 먼지 알레르기가 생겨서 고생을 했다. 피부보호막이 아주 얇은데다가 면역력이 약해져 생긴 증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긴팔을 입거나 목 티를 입는 등 민감해진다. 미세먼지로 인해 지난 한 해는 내 인생을 청소한 느낌이다.

 

인간이 인간을 대적하는 일은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 된다. 인간이 인간을 지키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사람을 아끼고 존중하고만 살아도 모자랄 시간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도 사랑 받기를 원한다. 사람이 사람을 대적하는 사이에 미세먼지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미세먼지가 핵보다 무섭고 범보다 무서워진다.

 

인간이 아무리 잘 만든 무기라도 인간을 해치는 무기는 훌륭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무기 앞에서 미세먼지는 무기 없이 인간에게 가장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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