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현교가(校峴校歌)

박상옥 | 기사입력 2019/02/27 [09:19]

교현교가(校峴校歌)

박상옥 | 입력 : 2019/02/27 [09:19]

[특집] 탄생 100주년 기념 권태응 대표 동시 50선(27)

 

 

교현교가(校峴校歌)

 

                         권태응

 

어둠은 사라지고 밝은 터전에

굳세게 솟아있는 배움의 집은

긴 내력 지키며 뻗어나가는

향토의 자랑 교현이로다.

 

정성껏 배우자 한뜻 한마음

의좋게 뛰놀자 모두 다 같이

씩씩하게 자라는 우리 동무는

이 강산 떠메고 갈 용사들일세.

 

온 세상 밝히는 햇불 쳐들고

자유와 평화의 사명은 크다.

높다란 희망과 빛나는 이상

우리의 교현, 영원 무궁히.

 

*권태응(1918~ 1951) 충주출신 시인이며 독립운동가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나운영(1922~1993)이 곡을 붙인 위 시는 권태응 선생이 작사해 지금도 불리는 충주 교현초등학교 교가다. 한국적 음악작품을 위해 노력한 작곡가 나운영은 권태응보다 4년 늦게 태어났지만 41년을 더 살았다. 나운영은 백남준, 김순남과 함께 일본인 작곡가 모로이 사부로에 제자였다. 나운영이 1943년 일본 제국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였으니, 모로이 사부로는 1943년「어린이를 위한 작은 교향곡」을 발표하여 가장 일본적인 서정작곡가로서의 명성을 얻는다. 이런 사람의 제자로서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위해 노력한 나운영이 권태응을 만나 작사 작곡을 함께 한 것은 해방 전에 친일하던 자와 금력을 휘두르는 졸부들을 경멸하던 음악가와 문인의 남다른 성정이 맞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는 어쩌면 나운영이 추구하던 선토착화(先土着化)·후현대화(後現代化)의 작곡과 권태응이 추구하던 애국·고향·계몽·동심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많은 작품의 결과로 짐작할 수 있다.

 

위의 시는 「권태응 전집」 281쪽에 실렸으니(1950.1.13)이란 날짜 기록이 있고, 간지에는 ‘*1949년 7월에 엮기 시작하여 1950년 2월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간행 육필 동요·동시집이다.’란 설명을 붙여놓았다. 100년 전 태어난 작가가 남긴 글을 꿈나무 후손들이 70년 가까이 부르는 사이에 사람은 가고 작품은 남아서 “이 강산 떠메고 갈 용사들”을 응원하고 있다.

 

저 노래를 부르며 자란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다시 저 교가를 부르며, “온 세상 밝히는 햇불 쳐들고 / 자유와 평화의 사명”을 키우며 가야한다. 다가오는 3.1절을 앞두고 감자꽃 시인 권태응이 남긴 노래을 가만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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