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들이

박상옥 | 기사입력 2019/03/20 [18:11]

봄 나들이

박상옥 | 입력 : 2019/03/20 [18:11]

[특집] 탄생 100주년 기념 권태응 대표 동시 50선(30)

 

 

봄 나들이

 

              권태응

 

우리 아기 아장아장

봄나들이 가아요.

강아지도 통통통

아기 따라 가아요.

 

우리 아기 봄나들이

꽃밭엘 가아요.

나비들이 펄펄펄

아기 마중 와아요.

 

 *권태응(1918~ 1951) 충주출신 시인이며 독립운동가

 

▲ 박상옥 (사)한국문인협회 충주지부장     ©

「권태응 전집」에 수록된 495편의 동시엔 ‘봄’을 제목으로 한 5편의 동시가 있으며, ‘봄’말은 12번 쓰였으니 5편의 동시만 읽어도 세상의 봄이 어떻게 우리 곁에 오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봄을 맞이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봄을 맞이하여 세상이 어떻게 생명력을 키우는지 알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쓰여 진 동시를 따라 읽으며 봄 맞을 준비 저절로 마음 다진다.

 

“자꾸 날이 칩구나 바람 부누나 / 벌통도 꾸려야지 닭이장도 두르고 // 치운 겨울 까닥없이 잘 지내야지 / 새봄까지 모두들 이겨가야지.”(p 265. 새봄까지)

 

“먼 산 골짜기엔 눈이 하얘도 /까치들이 집을 지면 봄은 가까워. // 아침에 살얼음이 자작대도 / 기러기 날아가면 봄은 가까워. // 부는 바람 쌀랑 뺨을 스쳐도 / 암탉이 안으면은 봄은 가까워.”(p 298. 봄은 가까워)

 

“종달새는 하늘에서 / 봄을 부르고, / 제비는 강남에서 / 봄을 실었네. // 풀꽃 싹은 땅속에서 / 봄을 깨우고, / 벌 나비는 어디어디 / 봄을 찾었네.”(P 63 봄봄)

 

“햇볕이 따끈 / 얼음장 풀리고 // 졸졸졸 시냇물 / 고기들은 헴친다. // 햇볕이 따끈 / 땅덩이 풀리고 // 새파란 보리싹 / 싱싱하게 자란다. // 햇볕이 따끈 / 치위 핵 풀리고 / 아기들은 자꾸만 / 바깥으로 나간다.”( P 155, 봄날)

 

해마다 오는 봄은 100년 전에도 이리하였다. “자꾸 날이 칩구나 바람 부누나 / 새봄까지 모두들 이겨가야지.” 다짐 했었다. “부는 바람 쌀랑 뺨을 스쳐도 /암탉이 안으면은(=알을 품으면)은 봄은” 가까웠다. “제비는 강남에서 / 봄을 실었고. // 풀꽃 싹은 땅속에서 / 봄을” 깨웠다. “우리 아기 아장아장 / 봄나들이 가아요. / 강아지도 통통통 / 아기 따라 가아요” 100년 전과 다름없이 봄이 오는 전원생활이나 생태현상은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다. 역사가 흐르고 사람이 가고, 풍속의 달라짐만 빠르니 봄 호암지 산책로를 걷는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충주시 봉방동 직능단체, 버스승강장 일제 대청소 실시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안내 구독신청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