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박상옥 | 기사입력 2019/08/14 [11:39]

머리말

박상옥 | 입력 : 2019/08/14 [11:39]

[특집] 탄생 100주년 기념 권태응 대표 동시 50선(48)

 

 

머리말

 

                      *권태응(1918~1951): 충주출신의 독립운동가이며 아동문학가

 

나는 여러 해 요양 중에 있습니다. 그래 좋은 일을 많이 하고는 싶으면서도. 마음뿐입니다. 이번 처음으로 내놓은 동요집 『감자꽃』이 서투르고 변변치는 못하나마, 여러 어린 동무들에게 보내드리는 조그만 선물이 되고자 하지만, 몇 개나 즐겁게 노래 부를 수 있을는지요? 조마스러운 마음에서도 새나라 여러 어린 동무들이 언제나 씩씩하게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나는 정성껏 빌겠습니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에 갖은 힘을 베풀어주신 윤석중 선생님께 감사의 뜻을 드리옵니다. <1948.10. 충주에서 권태응(p.217)>

 

권태응 님의 첫 동요집 『감자꽃』은 조그만 애국자 여러분에게 바치는 따뜻한 선물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이를 애국자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겠습니까. 삼팔선 때문에 금이 간 저 푸른 하늘을 모른 체하고도, 소 잔등이처럼 뼈가 불그러진 저 시뻘건 산들을 모른 체하고도, 거리거리에 날마다 늘어가는 저 담배 파는 아이들과 신문팔이 아이들의 목쉰 소리를 못 들은 체하고도, 애국자란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안 될 말입니다. 해방 통에 그처럼 많은 애국자가 생겼으면서도 독립이 지체가 되고, 살기가 점점 더 어렵게 된 것은, 숨은 애국자가 많지 못한 때문이었습니다. 나선 애국자, 한몫 보려는 애국자들이 너무나 많이 들끓기 때문이었습니다. 서로 물고 뜯고 하는 애국자 등쌀에 죄 없는 백성만 들볶이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시방부터 참 애국자 될 공부를 하십시다. 조그만 애국자, 숨은 애국자가 될 공부를 하십시다. 그러려면 우선, 여러분 이웃과 마을을, 그리고 여러분 눈에 뜨이는 어른과 아이와, 밭과 논과, 산과 나무와, 강과 물과, 하늘과 별과, 이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위하는 공부에서부터 시작해애 합니다. 권태응 님의 첫 동요집 『감자꽃』은, 조그만 애국자 여러분에게 바치는 따뜻한 선물입니다.<1948.11. 첫겨울 윤석중 적음>

 

제가 권태응 선생님의 글을 읽어 신문에 올리는 기간은 감히 영광이었으며, 글을 쓴다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스스로에게 들켜버리는 반성의 시간이었습니다. 윗글은 『감자꽃』 첫 작품집에 실린, 윤석중 선생님의 머리말이며, 권태응선생님 본인의 육체적 아픔과 작품을 고백한 머리말입니다. 글 마디마디에선, 생전에 동요집이 발표되길 기다리며 반복되는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권태응 전집』엔 육필원고에서 발췌한 똑 같은 머리말들이 반복되어 실려 있습니다. 1947년 3월 『송아지』 미간행 육필 동요집에 한 번, 1947년 7월 『하늘 과 바다』미간행 동요집에 또 한 번, 그리고 1947년 10월 드디어 발표된 유일한 작품집 『감자꽃』 에도 겸손하신 성품이 반복 실려 있습니다. 선생님께선 애써 발표된 작품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전쟁 통에 돌아가셨습니다. 건강도 시절도 허락받지 못한 생애였습니다. 윗글 『감자꽃』에 서문을 써 주신 윤석중 선생님의 글 내용을 보면, 반세기 전의 애국자와 오늘 날의 애국자 몫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두 분 선생님들이 특별히 애정을 가지셨던 새나라 어린동무 꿈나무들과 함께 숨은 애국의 뜻을 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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