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박상옥 | 기사입력 2019/08/27 [14:20]

달밤

박상옥 | 입력 : 2019/08/27 [14:20]

[특집] 탄생 100주년 기념 권태응 대표 동시 50선(48)

 

 

달밤

 

권태응

 

팔월도 한가위 달도 밝은데

코스모스 고운 꽃 향기로운데

 

풍물소리 신나게 들려오누나

동무들아 구경 가자 어서 모여라.

 

오늘은 추석날 달도 밝은데

박 덩이는 지붕에 딩굴대는데

 

풍물소리 자꾸만 들려오누나

동무들아 어서 같이 구경 가보자.

 

 

*권태응(1918~1951): 충주출신의 독립운동가이며 아동문학가

 

 

▲ 박상옥 시인     ©

“캥매캥(꽹과리소리 흉내말) 풍물 구경 갔다 왔죠 / 아기는 깡통 들고 꽹과리 흉내 // 혼자서도 신명 나 / 어깨춤이 실룩 // 둘레모 충물 구경 다녀왔죠 / 아기는 빈 곽 들고 벅구(자루가 담긴 작은 북) 흉내 // 혼자서도 신명나 / 들뛰면서 법석”(P. 134쪽 풍물1)

 

어린 시절 흔하게 펼쳐지던 풍물마당을 권태응 선생님의 동시에서 만납니다. 풍물마당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깡통을 두드리거나 냄비를 두드리던 남자아이들을 향해 엄마들이 소리치곤 했습니다. “아이고야 양은 냄비 다 찌그러진다. 저런 쌀바가지 깨지는구나.” 풍물패가 행낭마당에 몰려와서 한바탕 징을 치면, 집안사정만큼 자루에 곡식을 부어주었습니다. 짓궂은 아이들은 그 곡물바가지를 냅다 채어서 풍물패를 따라다니며 박을 깨뜨렸습니다. 말씀이야 호통 치던 어른들도 이때만큼은 어린 치기를 눈감아 주었습니다. 가을마다 지붕위에는 바가지가 둥글둥글 많이도 열던 시절이었습니다. 북, 소, 장구, 꽹과리 장단에 춤을 추는 풍물춤사위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유산 중 하나입니다.

 

“읍내로 들어가는 신작로 길에 / 사람들 연달아 걸어갑니다 / 낼모레 추석날은 즐거운 명절 / 장흥정 하러들 모여듭니다. // 신작로 양쪽엔 누르른 벼폭(벼포기) / 산들바람 따라서 물결 집니다 / 목매이(아직 코뚜레를 꿰지 않고 목에 고삐를 맨) 송아지도 장 구경인가 / 사람 틈에 끼여서 따라갑니다”(P. 142쪽 장에 가는 길)

 

추석이 다가옵니다. 지금이야 신작로도 사라졌지만, 추석은 기억 속 신작로 길 따라 오곤 했습니다. 선생님은 수많은 동시 작품으로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이 자연이며 농촌이 아니겠느냐” 유독 농촌의 풍경을 노래한 동시가 많은 까닭입니다. 자연과 사물을 아름답게 노래한 동시가 많은 까닭입니다. 농촌 아이들의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많은 동시들 속에서 오늘도 따스하고 훈훈해집니다. 착한 어린이가 되고 싶은 부족한 어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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