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에게 배워야 할 세계화 전략

장병집 | 기사입력 2007/02/08 [00:00]

징기스칸에게 배워야 할 세계화 전략

장병집 | 입력 : 2007/02/08 [00:00]
▲ 장병집 논설위원   
나이 삼십 이전에 사회주의를 동경해 보지 못한 사란은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삼십을 넘겨서도 사회주의를 쫒는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서양의 격언이 있다. 시대와 상황과 바라보는 폭에 따라 생각도 행동도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말이다.

내가 어떤 필요한 물건을 터무니없이 싼값으로 살수 있었다면 그 물건은 형편없이 낮은 임금에 열악한 근로 조건인 나라의 근로자가 만든 물건일 것이다. 이런 가능성에 대해 한 번도 걱정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가슴이 없는 사람이며, WTO, FTA질서에 대한 분노가 이시대의 바른 정의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머리가 없는 사람이거나 머리 쓰기를 싫어하는 사람일 거라는 판단과도 비유되는 말이다.

십수 년 전에 미국에서는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이 월마트에 공급되는 의류를 만드는 현장이 TV에 방영되는 모습을 보고 미국 상원의 어느 의원이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하는 국가에서 생산한 물건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자는 법안을 제출한 적이 있었다. 이 법안은 의결되었고 직접적인 결과로 방글라데시의 의류 공장들은 어린이 고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어린이들은 갈 곳이 없이 더 열악한 일자리로 옮겨 가거나 아예 길거리의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세계화라는 것이 능사이거나 늘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대와 역사의 흐름은 개인이나 소수집단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거스르지 못하는 잠재된 전체의 힘에 의해서 저절로 만들어 져 가는 대세이다.

20세기까지가 정착생활 중심의 문명이었다면, 21세기는 생존을 위해 동물에게 먹일 초지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했던 유목민들처럼 끝없는 변화중심의 문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가장 광대한 영토를 유목민족의 근성에 의해 건설했던 몽골제국(원나라)의 지도자 칭기스칸을 새롭게 조명하는 논리를 낳고 있다. 잔인한 침략자의 대명사로 지목되었던 징기스칸을 거대한 제국을 이끌었던 탁월한 리더십과 전략을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세상의 지혜와 교훈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칭기스칸의 전략은 속도, 정보, 인적네트워크, 그리고 테크노크라시였다. 적은 수의 유목군대를 가지고 전쟁을 치름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속도였다. 보병중심의 정착국가들은 유목군대의 기마병을 막아낼 수 없었다. 말(馬)이 달리는 속도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물자를 최대한 배제함으로서 놀라운 행군 속도를 확보 할 수 있었으며, 이와 더불어 신속한 명령 체계를 통해 다른 어떤 나라들이 대항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화로 치달아 가고 있는 현대의 경제 환경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이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빠른 의사결정체계를 통해 빨리 상품화함으로써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사결정체계를 위해서는 중앙집중적인 명령체계에서 벗어나 분산적 명령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 또한 칭기스칸의 경영전략 중 하나였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보 네트워크의 구성 역시 중요한 요건이다. 초원지대라는 자연환경에서 적의 공격에 대비하고, 가축들을 먹일 초지의 위치를 아는 것은 생존과 바로 연결된다. 따라서 유목민들에게 정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였다. 지금 이 시대에서도 정보는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정보화와 인적자원의 지식경영 노하우를 통해 효율성을 배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술 중시사상이야말로 칭기스칸으로부터 배워야 할 핵심적인 사상이다. 징기스칸이 점령한 지역에서 그는 절대 적의 기술자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테크노 헤게모니를 중시했다는 것이다. 현대 많은 기업들이 R&D부문의 지출을 늘리면서 독자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문명창조의 요체이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이야기 하고 있듯이 부자들은 여행을 즐기기 위해 가난한 사람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신 유목민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누구도 그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선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찾아 나서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보신주의와 안주하는 자세는 이시대의 낙오를 가져올 뿐이다. 어쩌면 충주시 공무원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일 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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