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박상옥 | 기사입력 2019/10/15 [14:12]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박상옥 | 입력 : 2019/10/15 [14:12]

 

쉬는 시간에 똥 싸기 싫어

 

                            김개미(1971 ~ )

 

누가 내 똥 냄새를 맡는 것도 싫고

똥 싸는 소리를 듣는 것도 싫어.

누가 똥 싸냐고 떠드는 소리는 더 싫어

문 밖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으면

나오던 똥도 도로 쏙 들어가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혼자 똥 싸는 게 좋아.

수업 시간에 똥 싸는 게 좋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똥 싸는 게 좋아.

 

 

▲ 박상옥 시인     ©

어느새 1년, 지난해 권태응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감자꽃 전국백일장, 권태응 음악제, 권태응 전시회, 권태응 학술대회 등 다양한 기념식 중의 하나로 <권태응문학상>을 제정하여 1회 수상자를 선정한 지 어느 새 1년이 된다.

 

따라서 시는 1년 전, <권태응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 김개미 시인은 2015 『시와 반시』로 등단하여 2010년에 『창비어린이』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가활동을 시작하였으니, 제1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에 이어 제1회 권태응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인으로서의 뛰어난 역량을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똥은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가 먹고 난 뒤 항문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찌꺼기다. 살아있는 동물이라면 반드시 먹어야 살 수 있으니 식욕은 본능이다. 식욕도 욕망이라서 자제가 필요한 욕심이라면, 욕심의 찌꺼기인 똥, 구린 냄새의 특성일망정 가볍게 버릴 수 없는 자존감이 불뚝 일어서게 만드는 힘을, 위의 동시는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곱씹어 읽을수록 위의 동시는 아이들만을 위한 동시라기 보단 어른들을 위한 동시의 느낌이 짙다.

 

“문 밖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으면”을 좀 보자. 여기서 ‘아이들’을 ‘친구’로 바꾸어 “문 밖에 친구들이 줄을 서 있으면”이라고 썼다면 어땠을까. 아이들은 자신들을 두고 아이들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시인이 이를 모르지 않았을 테니 솔직함이 돋보이는 위의 시는 어른의 시각으로 쓰여 졌음을 스스로 천연덕스럽게 들키고 있는 것이다.

 

충주시가 권태응 선생님이 남기신 방대한 작품을 통하여 권태응 선생님의 ‘나라사랑’과 ‘어린이사랑’ 정신을 기리고 본받고자 하는 것은 충주문학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학사에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 할 수 있겠다.

 

43년을 이어 온 <감자꽃 백일장>은 감자꽃이 피는 봄에 거행된다. 권태응 선생님의 탄생도 3월 20일이다. 선생님은 수많은 동시 동요 속에서 봄의 생동감이나 희망으로 아이들 세상을 표현하였다. 그러므로 권태응 백일장이든 문학제든 문학상이든 봄 마당에 펼침이 어울린다. 조금만 미리 준비하여, 봄 계절로 옳길 수 있다면, 감자꽃이나 동시문학이나 희망어린이 이미지와도 썩 잘 어울린다.

 

또한, 지나간 일이지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면 .티 없이 해맑은 아이들 세상을 노래하고 싶었던 권태응 문학상 그 첫 작품이 하필 <똥>이었어야만 했는가를 두곤 지금까지도 예서제서 툭툭 뒷말을 들으니, 영 개운치 않음이 사실이다.

 

동시의 힘은 동시를 읽고 있으면 머릿속 상념이 사라지고 감성이 맑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위의 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결코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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