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김영희 | 기사입력 2020/02/21 [10:21]

코로나19

김영희 | 입력 : 2020/02/21 [10:21]

▲ 김영희 시인     ©

수상한 코로나가 귀신처럼 다니며 / 사람입마다 마스크 씌우네/ 재채기 나올까 / 헛기침 나올까 초긴장하다 / 딸꾹질에도 슬금슬금 피하는 사람들 / 지금은 마스크 시대 / 마스크에 달린 코로나인가 / 비행기도 마스크 / 강아지도 마스크 / 동나는 마스크 / 가는 곳마다 열 측정 카메라 / 피해 갈 수 없어도 / 2월은 오리걸음으로/파릇파릇 봄을 일으킨다.

 

경자년 벽두부터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비상이다. 소리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로 국민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도 악수는 생략하고 서로 떨어져서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요즘은 평소에 나오던 헛기침, 재채기도 주눅이 들었는지 나오질 않는다. 거리에서 오가다 기침소리가 들리면 서로 힐금힐금 피해간다. 이렇듯 코로나는 서로를 경계하게 한다. 코로나가 지나간 길은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 사람들이 입마다 마스크를 쓰니 쏟아지던 말이 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 어쩌다 마스크 안 쓴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대답을 피한다. 지금은 대화대신 문자로 소통한다. 대부분 행사나 모임도 연기 되었다는 소식이다. 귀한 초대마저도 사양하는 여유가 생긴다.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건물에서는, 드나드는 사람 모두 열 측정 카메라를 피해가기 어렵다. 가는 곳마다 손소독제도 있다. 코로나감염을 예방하려는 삼엄한 분위기다. 서로 감시하는 눈초리마저 느껴진다.

 

마스크는 동이 나 구하기가 어렵다. 마스크가 없어 못쓸 때는 버스에 비치된 마스크를 쓰기도 한다. 마스크를 쓰면 숨쉬기가 유쾌하지는 않다. 가끔은 사서 쓰는 것보다 비치된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쓰는 게 더 쉽다. 마스크가 없을 때는 사람 없는 호젓한 길을 걷는다. 자연이 마스크보다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얇은 마스크가 공기와도 같은 바이러스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하면 어떻게 될까. 입하고 코만 가리는 마스크가 얼마나 안전할 수 있을까.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으면 예방은 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요즘은 사방이 눈이다. 곳곳에 설치된 씨씨티브이와 카메라도 많지만, 코로나19는 이동경로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왕관모양을 닮아서 코로나19라고 한다. 이러한 코로나19는 검사를 거부하면 경찰이 출동한다고 한다. 비상사태인 만큼 감염예방에 협조하여 최선을 다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인간이 인간을 공격하려 만든 무기는, 인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에는 아무 쓸모가 없다. 앞으로 인류가 경계하고 대처해야 할 대상은 인간을 잡아가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하게 되면 방역으로 대처한다.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생겨날지 모르는 일이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최대 적이 되지 않을까.

 

미세먼지에 코로나19까지 겹쳐 힘들지만, 정신 차리고 지혜롭게 이겨내야 한다. 2015년에는 메르스로 힘들었다. 바이러스는 몇 년마다 새로운 이름으로 다가와 괴롭히고 있다. 바이러스의 이름은 달라도 증상이 비슷해 예방도 비슷하다. 고열 증상과 손과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뉴스 때문인지 브라질 어머니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전화를 하셨다.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건강함이 느껴진다. 하늘아래 어머니가 계셔도 못가는 것은 내 노력이 부족한 때문이다. 늦기 전에 어머니를 뵙고 싶다.

 

며칠 전 이틀간은 함박눈이 내렸다. 눈 내린 풍경은 코로나로 방역한 대한민국의 빛깔 같았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3월이 눈앞이다. 어두운 시간을 걷으며 파릇파릇 봄이 온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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