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휴대폰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신옥주 | 기사입력 2020/03/16 [10:18]

만약 휴대폰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신옥주 | 입력 : 2020/03/16 [10:18]

▲ 신옥주 주부독서회원  

요즘 매스컴을 통해 나오는 뉴스의 대부분은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슬픈 소식을 전해줘서 인류라고 표현했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그저 남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과 함께 친밀함의 표현을 자제하고 있고, 마스크가 없이 다니면 째려봄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이나 지인들과는 휴대전화로 안부를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매일 사용하고 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폰이 바이러스를 유포한다면 하는 소재로 등장한 소설이 있다.

 

소설 ‘셀’은 평화로운 가을날 오후의 도심 공원, 아이스크림 트럭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갑자기 미치광이처럼 날뛰며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시작부분은 매우 빠른 진행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미치기 시작하고 타인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곳곳에서 차량이 돌진하고, 건물이 불타고, 폭발과 화재가 일어난다. 이런 난리 속에서 주인공 클레이는 중년 남성 톰을 만나 위기를 극복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도중에 엘리스라는 여자 아이를 만나 함께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찾기 위해 감염된 사람들을 피하면서 북쪽으로 여행한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2008년 즈음이었다. 스마트 폰도 아니고 전화나 문자기능만 쓰던 때라서 이 책의 내용이 과장되고 뻥이 심하다고 느꼈다. 지금 다시 읽으면서 무섭기도 하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을 한다. 사실 면밀하게 분석한다면 허황된 설정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소설은 나름대로 치밀한 이론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 하드와 같다. 그리고 인간의 초기 설정에는 프로이드의 이드나 융의 집단 무의식과 같은 욕망만이 남아 있다고 본다. 이때 누군가가 휴대폰에 인간의 뇌의 모든 기억을 지우는 주파를 보냈고, 인간의 뇌는 초기 설정이 되었다. 그러자 그들은 프로이드의 근본적인 욕망이 이드에 의해서 움직인다. 실제로 프로이드는 이드를 성적 욕구로 해석했는데 여기서는 이드를 살인욕구로 해석한다. 그와 함께 그들의 뇌는 다시금 진화하기 시작한다. 융의 집단 무의식에 의해 그들은 서로 교류해 가며 하나의 집단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런 디테일한 설정을 토대로 소설은 웜 바이러스로 인해 파괴적으로 변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전부터 흠모하는 작가 스티븐 킹 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그의 모든 작품들은 영화화 될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스케일과 흡인력이 대단하다. 게다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종말의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류의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 준다. 2020년에는 예전보다 더 휴대폰에 의지하는 세상이 되었다. 기성세대보다 10대의 휴대폰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의 기기인 휴대폰 전파가 지옥으로 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유포한다면 과연 우리는 대처할 방법은 있을까 고민이 된다.

 

작가는 139쪽에서 “그들은 우리가 다시 바벨탑을 세우는 것을 본 거야. 그리고 전자 거미줄도 보았겠지. 그래서 그들은 순식간에 거미줄을 제거하고 탑을 무너뜨린 거지.”라고 한다. 사람들은 휴대폰이 서로를 이어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작가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전파는 사실 거미줄처럼 연약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 위에 쌓아올린 믿음은 어느 날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산산이 부서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그러나 믿음을 잃어버린 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손을 뻗어주는 용기 있는 사람뿐이라는 사실도 함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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