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면역 – 항체가 무슨 재주로 코로나19를 살해할까?

허억 | 기사입력 2021/07/12 [11:14]

생활 면역 – 항체가 무슨 재주로 코로나19를 살해할까?

허억 | 입력 : 2021/07/12 [11:14]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

면역의 주 상징물 중 하나인 항체는 바이러스를 비롯한 모든 병원체들의 무서운 저승사자다. 이러한 항체는 우리 몸 안의 정상적인 세포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병원체 및 감염세포에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 폭탄은 파괴 반경거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여 전쟁과 상관없는 선량한 민간인까지 살상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그렇지만 항체는 족집게처럼 병원체 또는 감염세포에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해 주위의 정상세포에는 아무런 타격을 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체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이러한 항체의 정확한 선별 살해 작용을 응용해 선진국에서는 많은 종류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기에 미래 신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이 개발되리라 믿는다. 예를 든다면 대부분 약들이 비정상 세포나 조직기관에 가서 타격을 가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세포나 조직기관에도 타격을 가해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항암제다. 항암제는 암세포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도 죽이기에 암환자에게 구토 탈모 설사 심장기능저하 등 엄청난 고통을 준다. 만약에 암세포만 죽이는 족집게 항암제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이러한 족집게 항암제가 머지않은 미래에 항체를 이용한 항암신약이 개발되리라 믿는다. 이 약 기본원리는 암만 정확하게 결합하는 항체에 암 살해물질을 붙여 암세포만 살해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항체는 “어떠한 수단으로 코로나19 같은 병원체를 죽이는가?” 라는 물음에 답은 간단하지는 않다. 항체가 손이 있거나 총이나 칼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살해하는 것이 신통방통하지 않는가 말이다. 어렵게 시시콜콜하게 말할 필요는 없고 한 마디로 이야기 한다면 항체를 사람으로 의인화해서 전쟁 이야기 하는 것이 제일 쉬운 설명 방법이라 생각한다. 실은 항체도 구조적으로 손과 발과 같은 작용을 하는 부위가 있다. 지난번 칼럼에 항체모양을 Y자처럼 생겼다고 했는데 상단 끝 부분이 양손처럼 생겼고 하단 끝부분이 발이라 보면 된다. 손은 양손인데 반해 발은 외발이다. 이 양손이 코로나19 같은 병원체를 잡고 꼼짝 못하게 해 살해한다. 살해한다는 것은 병원체를 결합해 결합부위를 잘라 분해하거나 탐식세포에 탐식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거나 각종 백혈구로부터 살해물질 분비 등을 유도해 병원체와 감염세포를 살해하는 것을 뜻한다. 지금부터 항체의 살해방법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서 설명하겠다. ⓵항체효소 앱자임(abzyme)에 의한 분해 작용 ⓶항체 보완제인 보체(complement) 활성 작용 ⓷항체의존성 세포 살해 작용(ADCC)을 촉발 완결하는 기관총과 같은 퍼포린(perforin) 분비와 지하 벙커버스터와 같은 그란자임(granzyme) 등 분비 작용이 있다. 이들을 상세히 설명하면 지루하기에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자 한다.

 

항체효소 앱자임의 분해 작용이란 항체의 효소작용을 말한다. 효소가 기질과 특이적 비공유 결합으로 결합해 잘게 분해하듯이 항체도 항원과 결합할 때 효소와 기질의 결합처럼 똑 같은 결합으로 병원체인 항원을 분해하기도 한다. 효소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되면 음식물의 소화효소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소화란 별 것 있나요. 음식물을 잘게 분해하여 흡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탄수화물은 탄수화물분해효소로 지방은 지방분해효소로 단백질은 단백질분해효소로 핵산은 핵산분해효소로 잘게 분해하는 것을 말한다. 항체가 가수분해 효소작용을 겸하니까 항체가 결합하는 병원체나 각종 항원을 분해할 수도 있다. 이 작용을 코로나19에 결부해 본다면 코로나19 백신 또는 감염으로 인해 생성된 항체는 코로나19에 결합해 코로나19를 분해하거나 활성을 못하게 해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다.

 

항체 보완제인 보체의 활성 작용이란 보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항체 또는 렉틴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를 항체의 보체활성작용이라 한다. 보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보체라는 단백질은 간세포 대식세포 상피세포 소화기세포 등에서 생산되지만 주로 간세포에서 분비되어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면서 세균, 바이러스, 노화세포와 암세포 같은 비정상세포 등을 살해하는 역할을 한다. 탐식작용을 돕기 위한 보쌈작용, 항체-항원 결합체를 간이나 비장에 운반해 대식세포와 같은 청소부들이 깔끔하게 청소하도록 운반책 역할 등 다양한 일을 한다. 특히 우리는 이 대목에서 보체의 여러 작용 중에서 세균 및 바이러스를 살해하는 역할을 눈여겨봐야 한다.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항체 또는 렉틴의 도움이 꼭 필요한데 항체의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하다. 보체가 간세포 등에서 생산될 때는 비활성화 상태로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항체의 도움으로 활성화된다. 우리 인생살이에서도 개인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듯이 우리 몸 속의 보체 등 많은 구성 물질들도 주위의 도움 없이는 생산되지도 않고 활성화되지도 않는다. 보체의 활성작용을 코로나19에 결부해 본다면 코로나19 백신 또는 감염으로 생성된 항체는 우리 몸의 혈류를 따라 백수처럼 돌고 있는 보체를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보체는 코로나19에 결합해 코로나19를 살해하고 살해된 사체인 코로나19를 매장지인 간이나 비장에 있는 청소부 대식세포에 운반해 코로나19 사체를 깔끔하게 청소하도록 한다. 매장지인 간과 비장에서 사체인 코로나19를 매장하거나 화장하지 않고 네팔의 티베트인 옛 조장의 독수리처럼 대식세포들에 의해 탐식되어진다.

 

항체의존성 세포 살해 작용을 촉발 완결하는 기관총과 같은 퍼포린 분비와 지하 벙커버스터와 같은 그란자임 등 분비 작용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항체의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백혈구인 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 호중구, 호산구에 항체의 발이 결합해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다가 감염세포를 만나면 항체가 이 감염세포를 강하게 결합할 때 위에 열거한 백혈구들이 퍼포린, 그란자임, 분해 효소 등을 분비해 감염세포를 살해한다. 퍼포린이라는 물질은 박지영의 노래 제목인 “총 맞은 것처럼” 감염세포 막에 구멍을 뻥뻥 뚫게 한다. 이 구멍을 통해 그란자임이 침투해 벙커버스트처럼 감염세포의 중심인 핵을 폭파해 죽게 한다. 코로나19는 우리 몸 속에 들어와 번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몸의 세포의 복제 전사 해독기전을 이용해야 되기에 살아있는 세포에 들어와 살아야 한다. 그러기에 코로나19 감염세포가 파괴되고 탐식되어지면 코로나19도 함께 죽게 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코로나19 파괴 기전이 작동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살아갈 길이 없다.

 

우리 몸에는 바이러스를 비롯한 각종 병원체를 살해하는 각종 방어비책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각종 비책이 잘 작동하지 않고 감염 질병에 걸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거나 유명을 달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속 시원한 해답은 없는가? 우리는 평소 우리 건강을 망가트리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것을 주위에서 자주 접할 수 있고 나 자신도 아무 생각 없이 건강을 망가트리는 행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과식, 과로, 과음, 무절제, 과도한 흡연 등을 하면서 건강을 바라는 것은 무모한 기대이다. 건강이 별 것 있나요 절제된 평범한 삶 그 자체가 건강이지요. 개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삶이 건강한 삶이고 장수를 향한 행운열쇠라 생각합니까? 신문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일부 부자들이 암 치매 등에 시달리는 경우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들에겐 물질이 풍부해 넘쳐나는데도 불구하고 왜 무서운 병에 시달리는 것일까? 많은 장수노인들을 보면 윤택하지 않은 삶을 영위하면서도 천수를 누린 후 생을 마감하는 것을 종종 보면서 무언가 건강한 삶의 진리를 장수노인들로부터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천수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다가 건강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장수노인들의 일상을 가만히 들어다 보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일상이 아니라 소박한 삶 그 자체다. 평온한 생각, 적당한 노동인 소일거리, 적당한 휴식, 적당한 식사 등이 장수 노인들의 일상이다. 다시 말해 나훈아의 노래 제목 “고장 난 벽시계”가 아니라 걸어 다니는 시계처럼 아침 기상부터 저녁 취침 때까지 거의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도 공짜가 아니기에 귀찮아도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요. 우리 모두가 건강해서 코로나19 난국을 무사히 잘 극복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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