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충주

김영희 | 기사입력 2021/12/14 [11:04]

문화예술 충주

김영희 | 입력 : 2021/12/14 [11:04]

▲ 김영희 시인     ©

사무사(생각사 없을무 간사할사)

 

순수하고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함이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시경 삼백편은 한마디로 사특함이 없다. 라고 했다.

 

겨울산을 바라보니 나목 사이로 속살이 훤히 보인다. 겹겹이 옷으로 마음을 가리고 탄금대 공원을 걷는다. 공원에는 충주문협회원 시화가 10월부터 11월 말일까지 전시중이었다. 시를 읽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어진다. 몇몇 사람들은 시를 읽으며, 하나하나 사진을 찍는다. 시를 담아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시화전 소식을 들은 지인들은 서울이나 멀리서도 다녀갔다. 화성에 사는 딸도 아기를 데리고 왔다. 다섯살 외손자 태희와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았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하니

시몬 나는 안좋다 낙엽 밟는 소리가! 하며

 

손주가 따라 읊는다. 가끔씩 만나면 자라는 아이 마음이 보인다. 뛰놀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새소리도 저물어 고요한 풍경속에 낙엽 지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이 새처럼 날아다닌다. 낙엽 지는 소리마저 시낭송처럼 들린다. 오랜만에 시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탄금대를 걸어보니 추워지는 계절이 허전하지 만은 않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맑아진다. 자연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코로나19로 무거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탄금대를 지나 강둑을 따라 목행까지 걷는다. 물새가 있는 풍경은 평화로워 보인다. 12월 29일 충주서 이천까지 본격 운행 예정인 철로를 바라본다. 걷기 좋은 충주에 교통문화가 활발해지면 충주를 찾는 여행객도 많아질 것이다. 종댕이길과 이어지는 계명산에 아리랑길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며칠 전엔 호암지를 걷다보니 충주문향회 시화전이 눈에 들어온다. 운동 나온 사람들은 시를 보며 잠시 걸음을 멈춘다. 분수가 춤을 추고 수달과 오리가 노래하는 호암지다. 호암지는 가로등과 야경이 색색이 빛나서 밤에도 시를 볼 수 있다.

 

문화회관 전시실 등에서는 그림과 사진 등 다양한 전시도 이어진다. 충주는 다양한 문화예술로 더욱 알려지고 있다.

 

마음에 사특함이 없으려면, 우선 욕심을 비우고 부지런해야 하는가. 욕심없이 부지런하면 욕심을 넘을 수 있을까.

 

샘물은 스스로 맑게 솟지만, 도랑물은 스스로 흐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도랑물은 잠시 흐려놓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맑음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욕심이 생기면 스스로 흐림에 젖어든다. 한 번 욕심이 생기면 쉽게 비우기 어려워지는 것인가. 가끔 나는 조금 넓은 집에 살고 싶다. 혼자 사는 집은 작지 않지만 자녀와 같이 살면 작다. 또한 딸이 아기 데리고 오면 집이 작아서 고생한다. 마음이 편치 않을 때에는 그냥 걷는다. 걷다보면 일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가장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집근처 안림동 과수원 길이다. 과수원길도 이제 내년이 지나면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한다. 벌써 큰 도로는 중간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식 건물도 있는데 집 뒤에는 끝이 보일락말락한 수상한 두레박 샘도 있다. 며칠에 한 번씩 가 보면 발굴 작업 흔적도 보인다. 무슨 유물이 나올지 궁금해진다. 나는 다니며 자세히 보는 걸 즐긴다. 다니다보면 계명산에서는 빗살무늬 토기 깨진 것도 보인다. 두군데 모아두었는데 빗살무늬 토기 조각이 한 곳에는 누가 가져갔는지 없어졌다.

 

산자락 끝에서는 오래된 것 같은 수저도 하나 주웠다.

 

마음을 비워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내가 멈추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바쁘게 살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30여년 부지런히 산 것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제는 또 무언가를 하며 부지런히 살고 싶다. 코로나19가 가라앉지 않고 기승을 리고 있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코로나19 때문에 나는 충주의 자연을 더 가까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 찾으면 찾을수록 충주에는 자연에 묻힌 보물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충주는 대한민국의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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