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새재를 넘으며 - 1

김희찬 | 기사입력 2023/08/28 [10:23]

문경 새재를 넘으며 - 1

김희찬 | 입력 : 2023/08/28 [10:23]

 

▲ 문경 시내버스 시간표(문경공용터미널)  

 

충주에 살면서 대부분 문경 새재를 한두 번 걸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차편으로 가서 1관문 앞의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3관문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온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관광버스를 이용했을 것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갔던 길 되돌아오지 않고 관문을 넘어볼 생각을 해보시라.

 

시내버스를 타고 문경 새재를 온전히 걷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충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작은 새재(소조령) 종점에서 내려서 연풍 땅을 밟고 올라가 3관문에서 1관문까지 내리걷는 방법이다. 둘은 직행버스를 타고 문경에서 내려서 다시 문경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새재로 가서 1관문부터 3관문까지 치걷는 방법이다.

 

충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갈 경우에는 문경에서 오후 5시 30분 경에 있는 직행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반면 충주에서 직행버스로 문경에 가서 돌아올 경우에 오후 4시 경에 있는 충주 시내버스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상의 차이가 있다.

 

두 가지 경우를 모두 이용해 봤다. 출발 시간대는 9시 30분 전후로 비슷하다.(물론 앞 시간대의 버스 편도 있다. 조령행 242번 충주 시내버스의 경우 6시 40분에 회사에서 출발하고, 직행버스의 경우 7시 20분대에 울산행 우등버스가 하나 있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하루 걷기 일정을 염두에 둔 계산이다.) 이용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9시 35분에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를 이용해 문경에 도착하여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전처럼 시외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 상황에서 더욱 심해졌다. 운행 횟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아예 노선 편성이 없어진 곳도 있다. 충주에서 문경까지는 40분이 걸린다. 문경공용버스터미널에서 40분의 여유 시간이 생긴다. 그 시간 동안 문경 읍내를 산책하거나 물이나 간식 같은 필요한 것을 거기에서 사면 짐도 덜고 시간도 아끼는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 문경공용버스터미널에서 10시 50분에 20-1번 버스를 타면(좌석버스인 경우에는 요금이 500원 더 비싸다.) 금세 문경 새재 주차장에 닿는다. 11시부터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여 문경 새재 걸어서 넘기 계획을 짜면 된다.

 

연풍면 고사리 주차장에서 3시 30분에 수안보로 출발하는 104번 괴산 시내버스가 있고, 아니면 조금 더 내려와 연풍레포츠공원에서 4시에 출발하는 242번 충주 시내버스가 있다.(작은 새재 바로 아래에 있는 연풍레포츠공원이 조령행 242번 충주 시내버스의 종점이다.) 괴산 시내버스를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수안보에서 내려서 충주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시군간 경계를 달리하는 시내버스간에 환승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계절에 따른 경치 조건도 고려할 요소 중의 하나이다. 나는 3월 19일, 6월 28일, 6월 30일 등 봄이 시작되는 때와 장마가 시작되는 때에 걸었다. 양방향을 모두 경험해 본 결과 1관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문을 순서대로 생각해 볼 수 있을뿐더러 1관문에서 3관문까지의 거리가 9㎞ 정도 된다. 더 긴 오르막길을 체력 소진이 적을 때 걷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충주로 돌아오는 시간을 생각하면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그만큼 일찍 돌아와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얘기다.

 

수안보도 그렇고 문경도 마찬가지 현상 중의 하나는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기대가 크다는 점이다. 내년(2024년) 말에 고속철이 개통될 예정이고 두 곳 모두 역이 생긴다. 새로운 교통편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인데, 그렇다고 문경 새재를 걸어 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수안보는 수안보온천, 문경은 문경 새재가 우선 기대하는 곳일 텐데, 문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수안보(충주)의 기대치는 너무 주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시내버스를 타고 충주의 곳곳을 둘러볼 계획을 세우는데 크게 도움을 받은 글이 하나 있다. 1927년 9월 15일부터 9월 20일까지 6회로 나누어 조선일보에 연재한 안재홍 선생의 기행문이다. <조령(鳥嶺) 천험(天險)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신문 연재 기사인데 상주에서 출발해 문경 새재를 넘어 수안보에 도착하여 1박을 하고 이화령을 넘어 되돌아가는 일정을 기록한 글이다. 지금과는 다른 풍광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던 문경 새재와 관련된 사실을 알려주는 글이다. 그래서 전체 일정의 첫 머리를 문경 새재로 잡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문경 새재를 걸어서 넘어볼 계획을 세운다면 미리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글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사에서 옛 신문기사를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호를 썼기 때문에 ‘안민세(安民世)’로 검색해야 찾을 수 있다.

 

문경 새재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장황한 군더더기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다. 문경 새재 드라마 촬영장이 생긴 이후로 전국민의 각광을 받는 관광지로 새롭게 부상하며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또한 경상북도 도립공원이기도 한 문경 새재는 3관문을 지나 <연풍 새재>라고 홍보하는 괴산군과 비교해 보아도 그 차이가 확연하다. 서로 경쟁적으로 정비 사업을 진행한 결과 명소와 문화재에 대한 안내와 설명 또한 훌륭하다.

 

그 틈바구니에서 나는 충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으려고 했다. 걷는 이유 중의 하나로 충주에 대한 보다 깊이 있고 살가운 이해를 전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반적인 문화재에 대한 설명이나 관광 명소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피해갈 것이다. 그것은 걸으면서 눈여겨보고 생각해 보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덜어내더라도 충주와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적지 않다. 특히 1592년 6월 7일(음력 4월 28일)에 벌어진 충주 탄금대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가 문경 새재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20230808)

 

* 이번 9월 9일(토)에 문경 새재를 다시 걸어 넘어올 계획을 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9시 20분까지 충주공용버스터미널로 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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