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히들 ‘내돈내산’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그 뜻은, 내 돈 주고 내가 살 만큼 가치가 있는 음식이나 물건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만든 공연 또는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사람을 보러 내가 돈을 주고 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공연은 음악, 무용, 연극 등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공연을 본다는 것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공연을 통해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경험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본 사람은 공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이해가 쉽지 않다. 공연을 본다는 것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날, 그녀를? 보러 간 자리에는 아주 두꺼운 책이 놓여 있었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읽고 있노라 말한 그녀가 참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만들어 낸 작품들이 감자꽃 길, 오페라 비밀결혼, 동백꽃 여인, 마당극을 품은 오페라 등이다. 매번 올린 공연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동백꽃 여인과 마당극을 품은 오페라는 그녀의 욕심이 물씬 풍기는 공연이었다.
충주 전문예술단체 ‘씨에스타’의 대표로 기획과 대본, 연출까지 담당하는 그녀는 모 대학에서 내 강의를 아주 열심히 듣던 모범생이었다. 졸업 후 문화예술 분야에서 열심을 다 하는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지역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파격적인 부분이 보인다. 특히 ‘동백꽃 여인’은 판소리와 오페라를 한 작품 안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무대 위에서 문인 화가가 동백꽃을 직접 그리는 것을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마당극을 품은 오페라’ 또한 그녀의 고집이 보이는 작품이다. 국악과 오페라의 콜라보는 그녀가 추구하는 장르 같다. 성악을 전공한 그녀 ‘신서윤 대표’는 국악에 깊은 관심이 있는 듯하다. 지역의 인프라가 그다지 많지 않음에 좋은 출연진을 섭렵함에도 열심이다. 아주 능청스런 역할을 담당한 서정금 선생으로 인해 한껏 풍성한 무대와 관객이 하나 됨을 볼 때면 ‘현장에서 보는 공연의 재미가 이런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2021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자의 86%가 여가활동에 대하여 ‘삶의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아직 충주는 지원금에 의한 기획공연이나 무료 공연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공연예술관람에 대한 관객층 확보도 절실한 편이다. 공연예술에 대한 작품, 가격, 유통, 촉진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연구와 우리에게 맞는 방향성을 찾는 것도 시급한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말을 인용해본다. 위대한 예술가가 자기 자신과 싸우고 내면의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만들어 낸 것들을 편안히 앉아서 듣는 것만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존중을 내면에 간직할 때 진정한 문화자산의 소유자가 된다고 했다. 그만큼 작품의 가치를 존중함으로써 나의 내면의 세계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리라. <저작권자 ⓒ 충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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