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녕헌과 제금당을 돌아보며

전홍식 교통대학교 한국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 기사입력 2016/08/30 [13:48]

청녕헌과 제금당을 돌아보며

전홍식 교통대학교 한국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 입력 : 2016/08/30 [13:48]
조선시대 도시의 중요한 시설중의 하나가 관아이다. 관아는 지방통치 행정에 필요한 각각의 고유한 기능을 가진 시설들이 동헌과 객사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건물군을 형성하고 있었다. 중앙에서 파견된 유일한 관리인 수령의 임무는 수령칠사(守令七事)에 잘 나타나 있는데, 농사일과 누에치기가 잘 되는 것, 인구가 느는 것, 학교를 일으켜 세우는 것, 부역을 고르게 시키는 것, 송사(訟事)를 간소하게 하는 것, 아전(衙前)들의 농간질을 없애는 것이었다.
관아의 행정시설은 그 고을의 행정상 위치, 규모, 지역 특성에 따라 종류와 명칭이 다양하였다. 조선시대 충주목사가 근무하던 동헌은 청녕헌이다. 청녕헌은 1870년 8월 화재로 소실되자 그해 10월 충주목사 조병로가 정면 7칸, 측면 4칸, 8각의 지붕으로 중건하였다.
1983년 보수공사시 옥개부분에서 「同治九年 聖上卽位七年閏十月初二日未時立柱上梁 通政大夫行忠州牧使趙秉老 吏房辛錫耆 看役色皮厚根 劉德述 閔齊欣木手片手崔學俊看役差使朴長寬」라는 상량문이 발견되어 충주목사 조병로에 의해서 중건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때 동익량 4칸을 중수하였고, 서익량은 2칸을 신축하고 2칸을 중수하였고, 내삼문 5칸 중 3칸을 중수하였다.
또한 기와 해체공사에서 숭덕 11년(1646), 순치 9년(1652년), 강희 27년(1688년)의 각기 다른 연호와 시주자 명단, 그리고 금봉산 창룡사라는 사찰명의 명문기와가 발견됨으로써 충주목사 조병노가 창룡사를 해체하여 그 자재와 기와로 청녕헌을 중건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또한 각기 다른 시기의 명문기와를 통해 창룡사가 여러 차례 중수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지게 되었다.
제금당은 청녕헌의 별관으로 조선초기의 건물로 추정되고 있다. 1870년 청녕헌과 함께 소실된 것을 조병노가 정면 7칸, 측면 3칸으로 중건하였다. 청녕헌에 상량문이 발견된데 비해 제금당의 경우 상량문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사정은 알수 없지만 청녕헌과 같은 시기의 건축물로 추정하고 있다.
청녕헌이 진산인 대림산을 향해 남서향인데 비해 제금당은 정남형이다. 제금당은 청녕헌 보다 남쪽으로 보다 전진 배치되어 있고 청녕헌이 단청을 하지 않은 데 비해 제금당은 화려하게 단청을 한 것을 보아 격이 높은 건물로 생각된다.
제금당은 조선초기 충주사고에 보관되어 있는 실록을 관리하기 위해 내려오는 관리들을 위해 지은 별관으로 추정된다. 산고수청각은 제금당에 딸린 수직청으로 주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산고수청각도 1870년에 조병노에 의해 중건되었으며 정면 4칸, 측면 1.5칸이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청녕헌을 군청 청사로 개조하여 사용하였다. 1930년에는 청녕헌의 좌측에 일본식의 2층 건물을 신축하였다. 청녕헌의 측면을 뚫어 신축건물과 연결하였고 신축건물은 내무과로 청녕헌은 권업과로 사용하였다.
6.25전쟁 중인 1952년 11월 3일 무장공비 3명이 충주읍내에 침투하여 군청에 방화한 후 도주하였다. 방화로 인해 일본식 군청 건물이 전소되자 충주군은 1953년에 현대식 건물을 신축하였다.
해방이후 청녕헌은 군청회의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제금당과 산고수청각은 일제강점기 군수관사로 사용되었다. 해방이후에도 중원군수의 관사로 계속 사용되었다. 청녕헌, 제금당, 산고수청각은 1983년 중원군청을 이전하면서 복원되었다. 너무도 소중한 청녕헌, 제금당, 산고수청각을 정리하고 다시 읽어보니 새롭기만 하다.
행정자치부와 국가기록원이 국가 중요 기록물을 권역별로 분산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현대판 충주사고라고 할 수 있는 국가기록원 충주분원 설치가 중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보존하고 지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역사를 오늘에 되살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충주사고의 역사성을 고려할 때 국가기록원 충주분원 설치는 충주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활발한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데 비해 충주는 의외로 조용하다. 시민들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다양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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