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단지 모양이었던 닭유(酉)

이찬재 | 기사입력 2017/01/15 [13:41]

술 단지 모양이었던 닭유(酉)

이찬재 | 입력 : 2017/01/15 [13:41]
유(酉)자는 술을 빚는 술 단지의 모양을 본뜬 상형자로 본디 술의 뜻으로 쓰였다. 나중에 12지지(地支)의 열째로 쓰면서 닭유로 쓰게 되어, 다시 물수(水, 氵)部를 더하여 酒(주)라 하여 술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유(酉)자는 한자의 부수로 쓸 때는 술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酉는 본디 밑이 뾰족한 항아리의 모습에서 나왔고, 갑골문이나 금문의 酉는 배가 불룩 나오고 입이 좁은 용기의 모양으로 표현되고 있다. 밑이 뾰족한 것은 침전물을 밑바닥에 모으기 편리하기 때문이며, 입이 좁은 것은 술이 증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 한다. 그 뒤 酉는 닭이라는 뜻 외에 ‘서쪽, 별, 익는다’ 등의 뜻으로도 확장되고, 유시(酉時)는 오후 5~7시인데, 술은 유시에 마시라고 주장한다. 酉를 ‘닭 유’라고 하는 건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옛날에는 술을 가리키는 글자로 주(酎)가 흔히 쓰였다. 주(酎)는 섬세한 방법으로 여러 번 덧술 해 순후한 맛이 나도록 빚은 좋은 술을 일컫는 글자이다. 묏자리, 집터 등의 유방(酉方)을 등진 자리를 유좌(酉坐)라고 한다. 닭 유(酉)자의 부수 자를 쓰는 글자를 살펴보기로 하자.
잔치, 술자리의 뜻을 가진 술 주(酒), 나눌 배, 짝 배(配), 잔질하다. 술 부을 작(酌), 헤아리다. 술 따를 짐(酙), 진한유즙, 쇠젖 락(酪), 몹시 술 취할 명(酩), 보수(報酬), 응수(應酬)에 쓰는 갚을 수(酬), 시다. 산성의 초산(酸), 독하다. 의 심 할 혹(酷), 삭힐 효(酵), 양조장(釀造場)의 술 빚을 양(釀), 취할 취(醉), 진한 술 순(醇), 초 초(醋), 각성(覺醒)의 깰 성(醒), 단술이라 하는 식혜 혜(醯),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거두는 추렴할 갹(醵), 못생기다. 밉다. 의 추할 추(醜), 옛날에는 술로 병을 치료하였다는 의원 의(醫), 발효시켜 만든 요리라는 장 장(醬), 제사에 쓰이는 단맛의 단술 례(醴), 진한 술 농(醲)등이 있다.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放蕩)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 하고, 주량(酒量)이 매우 큼을 일컬어 두주불사(斗酒不辭)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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