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생가에서

박상옥 | 기사입력 2017/02/06 [11:33]

권정생 생가에서

박상옥 | 입력 : 2017/02/06 [11:33]
권정생 생가에서

                           김미경
 
조탑동
빌뱅이 언덕 밑
작은 흙집
물어물어 돌담 길 따라
따라가면
키 큰 산수유나무
몇 그루 마주하고
작은 개집도 있고
궁색한 삶이
고개 숙여지는 뭉클함
유난히 정겨운
감빛 지붕 아래
찢어진 문구멍 사이로
 
사후가 더 아름다운 얼굴하나
소박하게 웃고 있다.
 
*김미경(1967~) : 문학공간으로 등단. 풀꽃동인. 심향문학. 한국문협충주지부회원. (현)탄금초등학교 사서. 저서「비와 바람의 숲에서」외 다수
 
▲ 박상옥 <시인>     ©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과 권정생은 힘없고 착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으니, 작가는 자신의 작품 「강아지 똥」「몽실언니」「무명저고리와 엄마」등등 자신의 작품 속 낮은 삶들의 아픔처럼 살았습니다. 「몽실언니」로 인해 매년 수억 원에 이르는 인세를 받았으나, 워낙 순수하여 돈맛을 몰랐으니 살던 그대로 흙집에서, 단벌의 옷으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어떤 시를 쓰던 간에 시심에 본성(本性)이 있다면 그것은 투명하게 맑고 곧은 작가정신. “사후가 더 아름다운 얼굴하나” 권정생을 데려와 보여주는 시심이 따뜻이 읽혀집니다. 충주시 엄정면에는 비운의 천재작가 권정생「강아지 똥」작품을 그림으로 더욱 빛나게 해준 화가 정승각이 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한 동네에 그림책 공방과 원화 전시실, 그림책도서관이 함께 있는 동화마을을 꿈꾸는 작가를 만났습니다. 오랫동안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게 해 준 작가와 작품과의 만남으로 무척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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