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부자, 벼락거지

이대훈 | 기사입력 2021/03/26 [09:25]

벼락부자, 벼락거지

이대훈 | 입력 : 2021/03/26 [09:25]

▲ 이대훈 전 한국교통대학교수     ©

살다 살다 보니 참 희한한 말을 다 듣는다. 벼락거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지금 우리나라에는 부동산과 주식 투기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은행 금리가 턱없이 낮아지다 보니 자연 부동산과 주식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또 주식가격도 급등하다 보니 사람들이 앞뒤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몰려든다.

 

관련 보도에 의하면, 벼락 거지는 자신의 소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무주택자를 일컫는 신조어라 한다. 이는 ‘포모 증후군’, ‘FOMO 증후군’과도 연결되는 개념인데 이 역시 나만 기회를 놓친 것 같은 불안감, 상대적 박탈감 등을 느끼는 증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한순간에 큰돈을 번 ‘벼락부자’에 빗대 정부를 믿고 주택 구매를 미루다가 집값이 너무 올라 주택을 살 수 없는 신세가 됐음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로, 수입과 재산이 비슷했던 주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 초기에 집을 샀느냐 안 샀느냐에 따라 자산 규모가 수억 원씩 벌어졌으니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증시가 일시적으로 폭락한 후에 엄청난 속도로 회복했고, 회복한 것을 넘어서 매번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코로나 타격 때 용기 있게 매수한 사람들은 오히려 벼락부자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너도나도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느니, 집을 사놨더니 몇억이 올랐더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니 나만 돈을 벌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허나 이는 숫자상 만이 아닌 실제로도 가난해진 것이 맞는데, 모든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물가도, 세금도 상승하는 경우 현금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현금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실제로 가난해진 것이다. 내가 갖고 있던 주식이 하락한 것처럼 내가 갖고 있던 현금이 하락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자면 올해는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우대금리 축소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은행의 대출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고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대금리 등을 크게 깎으면서 이 같은 금리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대출금리 상승이 ‘폭탄’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령 신용대출로 2억을 빌렸는데 금리가 0.5%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간 100만 원의 이자가 늘어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빚투’, ‘영끌’ 등 코로나 19로 가계대출이 국내 경제의 ‘뇌관’이 되는 만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무리하게 금융권의 대출을 받는다든가 또는 빚까지 져가며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를 했는데 이제 은행 금리는 오르고, 대출은 막히고,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고 게다가 주택보유세 등은 오르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사면초가 신세가 아닐 수 없다. 가난한 서민들이 빚을 내어 영끌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닌가? 이러다가 주식과 영끌 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서민들이 하루아침에 벼락 거지 신세가 되는 건 아닌지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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