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척을 가지고 사는 사람

이대훈 | 기사입력 2023/09/18 [10:32]

3척을 가지고 사는 사람

이대훈 | 입력 : 2023/09/18 [10:32]

▲ 이대훈 전 한국교통대학교수     ©

가진 척, 아는 척, 잘난 척. 어떤가? 우리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아닌가? 어느 신부께서 강론 때 신도들에게 우리 주변에는 이 3가지를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말 하는 것을 보았다. 틀린 말이 아닌 것이 우리네들은 위의 세 가지를 너무 많이 쓰고 산다. 나 자신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고.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사실 위의 세 가지가 거의 없는 사람이다. 즉 빈 수레가 요란한 셈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누가 묻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돈을 많이 가진 척 또는 많이 벌어본 척한다. 그런 사람은 내가 몇 년 전에 수억을 벌었는데 무슨 일이 잘못돼 다 까먹었다고, 그렇지만 자신이 힘을 쓰거나 아는 사람을 동원하면 그 정도 돈은 언제든지 또 얼마든지 벌 수가 있다고 한다.

 

또 지식이 없는 사람은 허접쓰레기같은 잡다한 지식을 내세우며 자신이 여러 분야에 박학다식한 것으로 포장하려 한다. 전공이 있고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일수록 자신은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정작 어느 분야에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 그 분야에 정통한 듯이 떠벌이고 있다. 그래서 군대에서 쓰는 말로 군대 식당에서 배식을 하는 사람과 탱크를 운전하는 사람이 탱크에 대해 말 싸움을하면 탱크 운전병이 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럴 것이 탱크 운전병이라고 탱크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우리네는 잘난 척을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나는 어떤 윗사람과 친분이 있다, 누구누구와는 형 아우 하는 관계다. 하는 말들은 특히 정치권에서 너무 많이 나돈다. 또는 윗분과 사진 한 장 찍은 것 가지고 그분과 매우 가까운 사이인 양 설쳐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잘난 사람이 왜 대통령이나 장관 국회의원 한 번도 못 하고 정치판의 주변에서나 서성거리고 있는지!

 

내가 아는 어떤 사람도 자신은 국무총리와 지인 관계이며, 또 모모 장관과는 형 아우 하는 관계라고 하는데 막상 알고 보니 그런 사람들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이 다만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어쩌다 여러 사람과 함께 사진 한 장 찍은 것이 전부였다.

 

술자리에서 ‘야! 그 xx 부장 말이야, 그 인간 내가 입 한번 벌리면 당장 죽어! 내가 전무이사하고 막역한 사이고 말이야, 사장님하고도 자주 식사를 하는 사이다 이 말이야!’를 외치는 사람일수록 별 볼 일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위의 3척을 내세우거나 부르짖는 사람일수록 아는 것, 가진 것, 뛰어난 것이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오래전부터 사냥을 하거나 또 다른 부족과의 싸움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그럴 경우 상대방보다 뭔가 뛰어나다는 것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동물들도 상대와 싸움을 할 때는 깃털을 바짝 세우거나 몸집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 상대를 제압하려 들지 않는가.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지식과 기술이 전문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별로 내세울 일은 아닌 듯싶다.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자신이 할 말만 하고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그 사람이 떠드는 사람보다 학식과 능력 그리고 실력이 있고 그래서 더 무서운(?) 사람일 수도 있다. 그리고 보면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위의 세 가지 말은 별로 쓸모가 없는 단어 같은데도 아직까지 우리 정치권에서는 이런 행태가 끊이질 않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입으로 3척을 떠들며 유권자들을 유혹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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